아주경제 김진오 기자=이석채 KT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룹내 이른바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50여명 인사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이미 이 회장이 퇴임 배경에서 "KT의 임원을 20% 줄이고, 인건비를 최대 30%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고 의지를 밝혀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소위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KT전현직 인사는 50여명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KT 인사 36명의 명단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새 10여명이 더 추가되는 등 그룹에서 이 회장과 직간접접으로 연관돼 영입된 인사는 최소 50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업계의 정통한 분석이다.
KT는 현 정부 출범 후 '친박'계 인사들을 경영고문으로 받아들였고, 최근 들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쪽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임원으로 영입하면서 '이 회장 자리 방어용'이라는 또 다른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 가운데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홍사덕 민화협 상임의장(KT 경영고문), 공보단장을 지낸 김병호 전 의원(KT 경영고문), 김종인 전 경제민주화추진단장(KT 경영자문) 등 캠프 출신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또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병원 사외이사 등 현정부 인사와 법무실에서 근무하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자녀도 자리하고 있다.
김은혜 KT커뮤니케이션 실장(전무)과 이춘호 EBS 이사장(KT 사외이사)등 이명박 정부 인사들도 요직을 지키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여동생인 오세현 신사업본부장과 전 MB정책특보를 지낸 임현규 부사장, 이 회장과 고교 대학 동기인 김성익 KT미디어허브 감사,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부하 직원으로 일했던 이성해·석호익 KT스카이라이프 고문 등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에는 KT렌탈 경영고문으로 있던 이 회장의 사촌동생 이석조 전 주 케냐대사가 친인척 특혜 논란이 일자 스스로 사퇴한 전력도 있다.
이밖에 안기부 예산을 여당 선거 자금으로 불법 전용한 혐의로 구속됐던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불법 도청팀 ‘미림’ 재건을 주도했던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은 KT텔레캅 고문으로, ‘김대중 후보가 김정일 돈을 받았다’는 허위 사실 유포 공작(북풍 사건)을 펼쳤던 임경묵 전 안기부 102실장은 KT이엔에스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직원 숫자는 3000명(10%)이 줄어든 반면 임원 수는 공개된 임원만 133명으로 약 150%가량 증가했다"며 "이석채 회장은 낙하산 수십 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천 명의 직원들을 정리했고, 정권은 그 직원들의 자리를 빼앗아 자리보존에 이용한 꼴"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