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에버랜드는 디자인과 콘텐츠 중심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게 됐다. 또 건물관리사업을 가져오게 된 에스원은 건물 통합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에버랜드의 100% 자회사 개념으로 물적 분할키로 한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은 독립 법인으로 급식업계 1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일석삼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에버랜드는 4일 이사회를 열고 건물관리사업을 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으로 양도하고 급식과 식자재 사업은 물적 분할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건물관리사업의 양도가액은 4800억원이며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1월 10일까지 해당 사업의 자산과 인력 등이 모두 에스원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에버랜드 측은 "패션사업 인수를 계기로 디자인·콘텐츠 사업 중심의 기업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연관성이 낮은 건물관리사업과 급식·식자재 사업을 정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에버랜드의 사업구조는 테마파크 등 레저사업과 건설·조경 등 E&A사업, 패션사업으로 재편된다.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으로 넘기면서 유입되는 자금은 패션사업 인수 및 바이오 사업 등 신수종 사업 육성을 위해 사용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패션사업 비중이 가장 크고 E&A사업과 레저사업이 뒤를 받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정체성이 기존과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에버랜드는 급식과 식자재 사업을 물적 분할해 '삼성웰스토리(가칭)'라는 식음 전문기업을 신설키로 했다. 지분은 에버랜드가 100% 보유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에만 7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에버랜드의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이 독립하게 되면서 국내 급식업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급식업계는 LG유통에서 분사한 아워홈과 현대백화점 계열인 현대그린푸드, 그리고 에버랜드가 삼분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이 삼성웰스토리라는 독립 법인으로 운영될 경우 전문성이 강화돼 시장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독립 법인이 되면 의사결정이 신속해지고 원가경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삼성이 아워홈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에버랜드의 건물관리사업을 양도받은 에스원도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에스원은 이번 영업 양수를 통해 주력 사업인 경비시스템 보안서비스 및 보안솔루션 사업과 올해 새로 시작한 에너지 원격관리 서비스에 건물관리사업 노하우를 접목시켜 건물관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에버랜드의 건물관리사업 매출 규모는 3011억원으로 E&A사업 전체 매출의 21.9%를 차지했다. 에스원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현재 에스원의 전신인 한국안전시스템은 에버랜드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라며 "기존 보안 및 안전관리 사업에 건물관리사업까지 더해지면 충분히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진혁 에스원 사장도 "이번 양수도 결의로 에스원 고유의 경비시스템 보안 노하우와 에버랜드의 건물관리 역량이 결합된 한 차원 높은 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호텔 병원이나 해외 빌딩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