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국 때문에 속앓이 "밖에선 치이고 안에선 홀대"

2013-10-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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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서 고전, 중국 내 브랜드 신뢰도 지속 하락

LG전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및 중국 내 소비자 만족도 조사 순위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LG전자가 중국발 악재에 시달리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생 기미를 보였던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또 세계 최대의 가전시장인 중국 내에서는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가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29일(현지시간)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발표했다. LG전자는 4.8%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3위를 유지했지만 3분기 들어 중국 업체인 화웨이에 3위 자리를 내줬다. 5위인 중국의 레노버도 4.3%로 LG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LG전자는 3분기 중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전분기(1210만대)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지만 시장 경쟁 격화에 따른 판가 하락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적자를 기록했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매출은 1분기 3조2097억원, 2분기 3조1231억원, 3분기 3조454억원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영업이익도 1분기 1325억원, 2분기 612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3분기에는 7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3분기 중 사상 최대인 88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35.2%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뒤지고 있다"며 "지역별로도 유럽 등에서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우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도 중국 시장 공략에 실패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의 중국 내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브랜드 신뢰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품질이나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춰도 소비자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면 실적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상하이시 질량기술감독국은 지난 29일 상하이에서 판매되고 있는 14개 냉장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및 대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 현지 업체인 하이얼이 81.78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는 각각 지멘스와 파나소닉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LG전자는 일렉트로룩스에 이어 13위를 기록했다. LG전자보다 순위가 낮은 업체는 상하이 지역의 중소 가전업체인 상링이 유일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LG전자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결과다.

이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10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10.5% 감소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도 9.8% 줄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지만 해외 시장의 매출 성장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LG전자는 삼성전자 등 선두권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며 "적자를 감수하면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같은 전략이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면 더욱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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