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미국이 휴대폰 도청" 오바마에게 따지니…

2013-10-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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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사>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폰을 미국 정보기관이 도청하고 있다고 독일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도청 사실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백악관은 메르켈 총리의 도청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독일 총리에게 미국은 그러한 감시를 하지 않았으며 그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도청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독일 언론은 백악관이 과거 감시에 대한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일정부는 미국에 독일에 대한 감시 규모를 물었으나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미국 정부가 앞으로 서비스 및 협력 활동에 대해 계약적 근거를 바탕으로 분명히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프랑스와 멕시코로부터 통신 감청에 대한 항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감청 파문에 대해 해명했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첩보 기밀문서를 분석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랑스에서 지난해 12월 10일부터 한 달간 약 7030만 건의 전화를 녹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도 지난 2010년 5월 미국 첩보당국이 자신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며 조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었다.

현재 러시아에 망명 중인 스노든은 올 6월 미국이 민간인과 테러 용의자, 적성국과 우방국을 가리지 않고 전화·인터넷 정보를 수집한다고 폭로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당국은 감청 일부를 시인하거나 정당성을 호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규모 통신 감시가 국내외에서 일어났지만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 테러 감시 차원에서 감청을 진행한다는 주장이다. 도청 폭로는 독일에서 미 NSA에 대한 거센 논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유럽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전화 감시 등을 포함해 항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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