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감자를 결정한 기업은 코스피 17개사, 코스닥 15개사로 총 32개사(기타법인 제외)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28개사를 기록한 데 비해 10개월 남짓 만에 전년 수치를 넘어섰다.
주로 주식을 합쳐 자본을 줄이는 무상감자로 이뤄졌다. 이는 거액의 결손금으로 이익배당을 할 수 없거나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어 신주를 발행할 수 없을 때 이뤄진다. 실제 올 들어 감자를 결정한 기업의 60% 이상이 적자가 쌓인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지에스인스트루먼트는 지난 11일 장 마감 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357만4396주를 5 대 1 무상감자 후 1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한계기업들이 증시 퇴출을 막으려는 조치로 감자를 단행한다”며 “그러나 이는 장부상 회복일 뿐이며 일시적으로 자본잠식을 탈피해도 실질적인 사업 이익은 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반적으로 감자 후 유상증자가 이어지는 데 이는 사업실패나 재무적 불확실성을 기존주주에게 떠넘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에스인스트루먼트는 올 상반기 5억538만원의 영업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으며 6월 말 기준 결손금은 109억원에 달해 재무 상황이 부실하다. 이에 감자에 이어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11억5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지에스인스트루는 이날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KGP 또한 적자지속과 결손금 200억원으로 한계에 도달하자 결손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 10주를 3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코스닥에서는 폴리비전과 경남제약이 이달 들어 재무구조 개선과 자본효율 재고를 위해 감자를 결정했으며 한성엘켐텍, 케이피엠테크, 엠텍비젼 등이 하반기 들어 감자를 단행했다. 이들 기업은 올 상반기 적자로 돌아서거나 적자 지속 상태다.
이에 전문가들은 재무상황이 좋지 않는 상장사들이 감자에 나설 경우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부 기업이 재무구조가 우량함에도 불구하고 감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크게 개선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감자를 결정한 기업의 재무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비정상적 기업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