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스캔들 얽힌 리펑의 딸, 의혹 날로 증폭

2013-10-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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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들 부인 불구 의혹은 날로 커져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 뇌물스캔들에 휩싸였다. 관련자들은 모두 소문을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1928년생인 리펑은 1983년에 부총리에 오른 후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1년간 총리를 역임했다. 이후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전인대위원장을 지내, 무려 15년동안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활동했던 중국정계의 거물 중 거물이다. 그의 딸이 뇌물사건에 연루됐기에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건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비롯됐다. 매체는 스위스 보험사인 취리히 보험이 2000년대 초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리샤오린 등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는 혐의가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의하면 취리히보험은 2000년과 2004년에 각각 5100만 위안(약 90억원)과 4억3760억 위안(약 767억원)을 들여 신화(新華)보험의 지분 20%를 인수했고, 이후 10.6%를 되팔아 4억8500만 파운드(약 83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리샤오린은 뇌물을 받고 취리히보험과 중국의 실권자들을 소개시키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리샤오린이 소개시킨 인물은 장훙웨이(張宏偉) 둥팡(東方)그룹 회장이었다. 취리히 보험은 신화보험 지분 매입을 위해 조세회피처인 바하마에 개설된 둥팡그룹의 크레디트스위스 계좌로 1690만달러(약 178억원)를 송금했다. 이 돈은 샹화이청(項悔誠) 전 중국 재정부장의 딸이 주택을 구매하는 비용으로도 흘러갔고, 전 국토자원부장인 톈펑산(田鳳山)에게 용돈으로도 지급됐다. 이런 내용은 장훙웨이가 둥팡그룹의 미국 법인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부하직원을 버지니아 주 법원에 고발하고 이들이 서로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 11일 홈 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리샤오린이 보험회사와 개인적으로 교류한 일이 없고, 보험회사 직원들도 알지 못한다면서 리샤오린이 보험회사와 거래했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며 악의적인 중상모략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둥팡그룹 장훙웨이 회장 역시 13일 둥팡집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리샤오린은 둥팡집단과 관련 회사의 어떠한 상업행위에도 참여한 일이 없으며 뇌물수수 소문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말했다. 장훙웨이는 또 홍콩공사가 받은 1690만 달러는 정상적인 상업행위에 따른 비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샤오린의 남편인 류즈위안(劉智源)이 과거 신화보험에서 사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기에 리샤오린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리펑 일가는 중국의 전력, 석탄, 에너지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리샤오린의 오빠인 리샤오펑(李小鵬)은 주요 석탄 산지인 산시(山西)성 성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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