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오후 백악관에서 벤 버냉키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닛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에 공식 지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기로 한 것은 최근 미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 상황을 볼 때 ‘모험’보다는 ‘안전’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가능성 등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연방정부 부분적 업무정지(셧다운) 장기화와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재닛 옐런 부의장이 제일 적임자라는 것.
재닛 옐런 부의장은 벤 버냉키 의장과 양적완화 정책을 입안한 사람으로 그가 연준 의장이 되면 양적완화 정책을 세계 경제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축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양적완화 축소가 세계 경제에 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재닛 옐런 부의장의 뛰어난 경제 예측력도 그가 차기 의장에 지명되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12월의 연준 회의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사들은 경기후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재닛 옐런 부의장은 “신용경색 심화와 경기후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그의 우려대로 다음 해인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해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이 외에 재닛 옐런 부의장 지명에는 정치적인 고려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건강보험 개혁안을 뜻하는 오바마케어에 대해 미국 백악관ㆍ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셧다운 장기화ㆍ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에서도 대체로 지지하는 재닛 옐런 부의장을 지명해 공화당에 일종의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재닛 옐런 부의장은 지난 1946년생으로 올해 67세다. 1971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을 지냈다. 2010년부터 연준 부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남편은 조지 애커로프 캘리포니아 배클리 캠퍼스 교수로 그는 2001년 ‘정보비대칭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