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최태원 SK회장 재판 논란…‘거지’라고 말한 판사

2013-10-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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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최태원 SK 회장 재판은 판결을 떠나 논란이 많다. 법정에서 다소 수위 높았던 판사의 인신공격성 발언들 때문이다.

최 회장의 항소심 선고 당일 재판을 현장에서 직접 본 모습은 기자가 평소 알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기자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엄숙하게 판결문을 읽는 재판장의 모습에 익숙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판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지 않고 법리적으로만 판단했다는 신뢰감을 준다.

하지만 최 회장 재판을 맡았던 문용선 판사는 거침없는 표현들로 사견을 드러냈다. 김원홍씨의 인간성에 대해 “허황되고 탐욕스럽다”고 비난하는 한편, 최 회장 형제를 “거지”라고 표현해 SK 직원들의 깊은 원성을 샀다.

문 판사도 재판 말미에 “법정에서 꼭 그런 말을 해야 하느냐하면 법정에서 할 수 있는 얘기만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스스로도 여느 법정과 달랐던 분위기를 의식하는 듯했다. 원래 문 판사는 직설적 표현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판사가 원색적 표현을 많이 하면 피고인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것이란 인식을 줄 수 있다. 선고날은 판결이 이미 확정됐으니 그렇다고 해도, 앞서 공판 과정에서도 문 판사는 최 회장 형제를 ‘두목’과 ‘행동대장’으로 표현하는 등 면박을 줬었다. 심지어 항소심 중에 최 회장의 변호인이 바뀐 것도, 판사의 면박 때문에 변호인이 제대로 변론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다.

막판 재판부가 김원홍씨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한 것도 선입견을 가진 듯한 인상을 줬다. 판사가 일면식도 없는 김원홍씨의 인간성을 문제 삼아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정작 돈을 받은 당사자에 대한 심문이 없었다고 억울해 한다. 만약 문 판사가 차분한 어조로 판결문만 읽었다면 지금의 논란도 덜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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