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0일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0일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이날 임 회장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금융산업은 경쟁의 본질이 변화되고 있어 이에 맞춰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내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M&A(인수·합병)와 같은 비자생적 성장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이미 그는 우리금융 증권계열을 인수하겠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힌 상태다. 우리금융 증권계열은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자산운용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은 1+3 패키지 매물로 현재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임 회장은 이날도 "1+3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투증권 인수에 실패하는 경우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투증권 인수에 따른 효과에 대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농업인 농촌 지원 역할 강화 △고객의 신뢰 제고 △ 시너지 및 내부 혁신 모멘텀 창출 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우투증권 인수는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임 회장은 "현재 보험업권에서 삼성과 한화, 교보, 다음이 농협"이라며 "우투증권을 인수하면 증권 부분은 1위를 할 수 있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2개(증권, 보험)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투증권이 농협금융에 인수됐을 때의 효과에 대해 그는 "우투증권이 농협에 오면 160조원의 농협 운용자금을 바탕으로 농촌과 개인경제사업 영역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또한 농협은 각자의 전문영역을 인정하므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증권업 경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투증권 인수의 기본적 원칙에 대해 임 회장은 "농협금융 전체의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수에 따른 부가가치 효과가 인수를 위해 들인 비용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농협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이 분리되면서 정부의 자금 5조원이 투입된 것을 가리켜,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인수 자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5조원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쓰여지는 돈일 뿐 금융산업 지원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는 비용"이라며 우투증권 인수는 금융지주의 자체적인 능력으로 하는 것으로 정부지원 출자금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농협금융의 대주주인 중앙회가 공공적 기능을 하기 때문에 민영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농협중앙회가 공공적 성격을 띠는 일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앙회는 농민들이 출자해 설립된, 100% 민간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므로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매물로 나올 대우증권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무엇이 좋냐의 문제가 아니라 증권회사를 가져오느냐의 문제"라며 "대우증권이든 우투증권이든 둘 다 충분한 가치가 있는 회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