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년간 주민고통을 외면하다 뒤늦게 악취 저감을 위한 지원에 나선 것은 비도덕적 기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29일 여수시에 따르면 화양농공단지 업체에서 악취가 발생, 주변 학교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자 최근 농공단지에서 조업 중인 악취배출 의심업체 5곳을 대상으로 악취 단속을 벌인 결과 3개 업체를 적발했다
악취 배출허용을 초과해 당국에 적발된 업체 중 비앤씨는 GS칼텍스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 관계사이며 인제화학은 LG화학 협력사다. SFC는 여수국가산단 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단속 결과 왁스를 만드는 SFC는 6694ppm이 검출돼 기준치인 1000ppm보다 6배 이상을 초과했다.
ABS 수지를 생산하는 인제화학도 3000ppm이, PEPP수지를 생산하는 비앤씨도 1 442ppm이 각각 검출돼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주민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위해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화양농공단지 주변에 있는 화양고 학생들과 주민들은 수년째 단지에서 내뿜는 독성 악취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해 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공부에 열중해야 할 학생들도 국회 앞과 여수시 등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들 농공단지 업체와 협력관계인 GS칼텍스, LG화학 등 여수국가산단 내 대기업들은 뒤늦게 기술 및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이들 대기업은 시의 개선권고 기간인 내년 2월 말 이전인 올해 안에 악취저감시설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고 현재 농공단지 현장에서 악취 요인 분석 등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이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닌 수년째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었지만 정작 이들 업체의 자회사인 GS칼텍스 등 대기업은 나 몰라라 뒷짐만지고 있었던 것이다. 말로만 지역사랑을 실천한 셈이다.
여수시의 안일한 행정도 비난을 사고 있다. 여수시는 복합악취를 조사할 때 배출구와 부지경계선에서 시료를 채취해야 하는 악취방지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잘못된 기준치를 들이대며 농공단지 내에서 불법·편법 영업을 하도록 방치해왔다.
화양면청년회 관계자는 "오랜 기간 악취로 주민들이 그렇게 고통을 호소해 왔는데도 이들 대기업들은 나 몰라라 했다"면서 "이제와 악취 저감 지원에 나선다는 것은 얄팍한 꼼수이자 그들 기업의 도덕 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여수시 역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허용기준만을 따지며 주민들을 기만했다"며 "이들 기업과 유착관계가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