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전문가인 리 교수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제1회 아산 북한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2, 3차 핵실험 거치면서 관련 기술은 상당히 많이 발전시켰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리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 방법에 대해 "처음부터 소형화를 위해 리스크가 높은 실험(성공하기 어려운 실험)을 했다"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여러 차례의 핵실험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소형 핵탄두 실험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비록 기술적 역량으로 1차 핵실험 때는 기술역량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역량이 더 발전됐을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진보된)기술적 역량 때문에 한 차례 핵실험을 더할 것으로 본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수준과 탄두에 무기 탑재가 가능한가도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핵전문가인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 가능할 정도로 소형화가 가능한가가 핵심 문제"라면서 "만일 핵무기 소형화까지 성공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면 전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사일 탑재에 대해 미사일 전문가인 독일의 슈머커 테크놀로지사의 마커스 쉴러 박사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현실성도 없다"면서 "실험실에서는 성공할 수 있지만 미사일 탄두에 무기를 장착하고 대기 진입을 하고 열을 견뎌내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 워싱턴의 군축·비확산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 연구원은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북한의 가스 원심분리기의 자체 제작 역량은 2009년쯤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섰다"면서 "북한이 영변과 같은 곳에서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원심분리기 개발을 감독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이 원심분리기 핵심부품 자체 생산 가능성 등 북한의 핵 관련 기술이 발전했을 것이라며 지금의 제재, 차단 등의 방식으로 (북한의 핵실험을)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단은 북한의 핵실험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