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시동 걸었는데 완주 가능성은?

2013-09-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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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예비입찰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가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이제 증권계열 예비입찰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계열사 매각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이나 여전히 은행 매각 향방은 미지수다.

◆ 지방은행 매각, 경쟁 치열…순항?
24일 예금보험공사 및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예비입찰에는 총 11곳이 참여했다.

경남은행 예비입찰에는 BS금융과 DGB금융, 기업은행과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등 총 4곳이 참여했다. BS금융과 DGB금융은 광주은행에도 입찰 제안서를 넣었지만 강력한 인수 열망을 보이는 곳은 경남은행이다.

하지만 BS금융과 DGB금융의 자산은 각각 46조원과 37조원 가량으로 223조원에 달하는 기업은행에 비하면 작은 규모다. 지역 상공인들이 주축이 된 인수추진위원회 역시 사모펀드와 손을 잡았으나, 자금조달 부분이 불투명해 최종 인수후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광주은행 역시 신한금융지주가 복병으로 등장한 상태다. 광주은행 인수전에는 신한금융과 더불어 JB금융지주와 BS금융, DGB금융 등 지역 금융지주와 함께 광주·전남 상공인연합,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 무려 7곳이 뛰어들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서도 지역 금융지주사는 총자산만 379조원인 신한금융과 견줘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출범 초기인 JB금융은 자금 확보가 쉽지 않고 상공인연합 등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는 기업은행과 신한금융이 지방은행 예비입찰 흥행을 위한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모종의 작업을 벌였다는 얘기다. 인수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갑자기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뒤늦게 나선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60% 이상을 가진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민영화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부정적 여론이 발목을 잡는다. 상공인연합체 등에서 내세우는 '지역환원'이라는 논리도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유효경쟁 요건을 무난히 달성한 만큼 지방은행 계열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변수가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정부가 원칙적으로 최고가 입찰을 고수하고 있으므로 민영화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신한금융과 기업은행의 참여 역시 동기에 대한 의심은 지울 수 없으나 지방은행 인수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증권계열 순조 Vs 우리은행 글쎄

민영화의 두번째 단계인 증권 계열도 10월 21일에 예비입찰 서류 접수를 마감한다.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어 팔고, 우리 F&I와 우리파이낸셜을 각각 매각하는 방식이다.

우투증권 패키지의 매각가는 약 1조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면에서 규모가 큰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가 우투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여기에 대신증권과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이 설립한 파인스트리트도 인수전 참여 의사를 드러낸 상태다.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 F&I는 민유성 티스톤 회장(전 산은금융 회장)의 사모펀드(PEF) 나무코프를 중심으로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리파이낸셜도 KT캐피탈과 메리츠금융지주 등이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문제는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계열사를 떼내고 남은 우리금융지주와 합병한 후 우리카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프라이빗에퀴티(PE), 우리FIS 등 기타 자회사와 함께 일괄매각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모든 계약이 끝나는 클로징 일정은 내년 10월경이다. 아직까지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은행에 묶인 자회사들의 매력도가 시장에서 낮은 점과 265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은행 규모가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이유다.

하나대투증권의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은행으로 매각되기 때문에 인수자의 비용 부담이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고 규모가 줄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은 분명 있다"면서도 "하지만 은행산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원매자가 원활하게 나올 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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