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정도 쳐서 일년에 서 너차례 ‘싱글 핸디캡’ 스코어을 기록하곤 했다. 그런데 겨우 일년을 못 본 사이에 골프 실력이 장족의 발전을 하여 평균적으로 70대 중·후반을 치고 퍼트가 따라주는 날에는 70대 초반을 친다. 어쩌다 그러는 것이 아니라 매번 그러는 것을 보니 확실히 실력이 좋아진 것이다.
“아니 지난 여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실력이 늘었지? 집중 레슨을 받았나?” “아닌데요…. 피칭을 하지 않고, 치핑을 했더니 이렇게 되던데요.”
그래서 라운드 내내 치핑을 얼마나 잘 하는지 유심히 살펴봤지만 특별히 치핑을 잘 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 날도 가볍게 70대 후반 스코어를 거두었다. ‘피칭을 하지 않고, 치핑을 했더니 스코어가 내려갔다’는 것이 일리가 있는 말일까? 그렇다.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략이다.
어느 한 홀에서 망가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오비(OB)나 워터 해저드를 다 피했더라도 그린 근처에서 피칭 실수로 벙커에 빠지거나, 형편없이 짧거나, 너무 길게 피칭하는 바람에 더블 보기 이상을 경험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50미터 이내의 피칭은 평소 연습장에서 충분히 훈련된 거리에 딱 들어맞지 않는 이상 필드에서 쓰지않는 것이 상책이다.
![]() |
피칭 |
피칭은 손목의 코킹을 이용한 백스윙을 하여 볼을 띄우는 샷을 말한다. 치핑은 코킹을 전혀 하지 않고 팔의 움직임대로 볼을 치는 것이어서 낮게 굴리는 샷이 된다. 피칭하지 않고 치핑하면 스코어가 내려간다는 것은, 피칭은 실수하기 쉽고 또 그 실수로 인해 주어지는 타격이 너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 반면에 치핑은 상대적으로 처리하기 쉬운 샷이고, 좀 실수를 해도 심한 타격을 주는 경우가 없다. 바로 이런 전략이 아마추어 골퍼가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인 것이다.
![]() |
치핑 |
톰 카이트, 벤 크렌쇼 등의 제자를 길렀고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적 교습가 하비 페닉의 ‘리틀 레드 북’이라는 책에는 굴릴 때와 띄울 때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굴릴 때(치핑할 때): 라이가 좋지 않을 때, 그린이 딱딱할 때, 내리막 라이일 때, 바람이 강할 때, 긴장될 때
◆띄울 때(피칭할 때): 라이가 좋을 때, 그린이 부드러울 때, 오르막 라이일 때, 방해물을 넘어야 할 때
굴리는 것보다 띄우는 샷이 훨씬 더 위험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띄우지 않고 무조건 굴린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아직 띄우는 샷을 배우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닌 여러분의 라운드 습관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 페닉이 굴려야 할 때라고 정의한 때에 띄우려고 시도한 적은 없었는지를…. 이걸 알면 스코어가 준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3/09/24/20130924000030_0.jpg)
yjcho2@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