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바람 이끌던 관절·척추병원, 현재는?

2013-09-2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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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최근 3~4년 간 의료계에서 대대적인 개원열풍을 이끌었던 관절·척추 특화병원들의 흐름이 주춤하면서 병원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상당수 관절·척추 특화병원들이 환자감소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등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병원들의 매출 감소는 자연히 병원 내 인력감축과 자체 지점 수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절·척추 병원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노인인구의 증가와 웰빙 문화의 확산에 기인한다.‘건강하게 오래살자’는 인식은 수술 받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많던 새로운 환자 층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수는 2010년 5만 333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09년의 4만7683건에 비해 11% 넘게 증가했다.

인공관절수술을 시행 중인 병원도 2008년 107곳, 2009년 134곳, 2010년 161곳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의 인공관절 수술 횟수가 급증했다. 2006년 1만5754건이었던 수술 건수는 2010년 2만9963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85세 이상 무릎 인공관절수술 건수는 2006년보다 274%나 늘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병원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 신규 병원들은 물론 기존 병원들도 비수술센터를 개원하거나 증축을 이어왔다.

하지만 워낙 많은 수의 병원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다보니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늘기 시작했다.

관절병원의 경우, 입소문이 중요하고 한 지역 내에서 자리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한 건물 건너 한 곳 꼴로 병원들이 난립한 상태에서 채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병원들 간 출혈경쟁까지 이어지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환자수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국내환자 감소부문을 상쇄하기 위해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브로커들과의 유착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이미지 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 병원들은 인력감축이나 현재 운영 중인 지점의 통합 및 폐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요즘은 환자들이‘다른데선 이 가격까지 해준다더라’라며 먼저 가격 협상이나 제안을 하기도 한다"며 "인공관절 수술이 보편화되고 경기도 안 좋아 환자도 눈에 띄게 줄었고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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