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축소시기‘밀땅’…한국 금융시장 영향은

2013-09-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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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서울외환시장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미국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유지를 결정한 이후 첫 거래일인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치가 급등(환율급락)했다. 국내 증권시장은 관망세를 보이며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내린 달러당 1073.8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24일 달러당 1068.7원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처럼 환율이 10원 이상 빠진데에는 시장의 예상을 깬 미국의 9월 FOMC결과가 작용했다. 미국 경제 회복을 뜻하는 양적완화 축소가 미뤄지면서 달러화가 약세, 원화 강세현상이 두드러졌다.

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몰린 것도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어 원화 가치를 오르게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83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로써 19거래일 연속 ‘사자’를 유지했고, 이날로 순매수 규모는 8조원을 넘었다.

한동안 원화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FOMC 회의결과 발표 이후 첫 거래인만큼 달러 약세가 진행됐던 부분이 시장에 반영됐다”면서도 “당분간 환율이 하향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기 보다는 107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 매수)가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짐에 따라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주 환율은 1070원~109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적완화 축소는 당분간 미뤄진 것 뿐, 이르면 10월에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우리 경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미국이 달러화 공급을 줄이면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됐던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에는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신흥국 중 펀더멘털이 양호한 우리 경제의 경우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이 시행될 경우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은 제한적이며, 글로벌 공조 등으로 금융 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다”며 “국내 시장은 해외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수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우리 경제는 취약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 불안은 당분간 불가피하겠지만 신흥국 금융위기가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며 “인도 등 주요 신흥국들의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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