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조선 그룹별 기준 수주잔량에서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 밀려 세계 3위로 떨어진데 이어 단일 조선소 기준에서도 거제조선소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턱밑까지 추격당하고 있어 자칫 이 순위도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포트 8월말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국내외 계열사를 포함한 조선그룹 기준 수주잔량 순위에서 603만8000CGT(표준화물선톤수)로 605만9000CGT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1위는 현대중공업으로 921만7000CGT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4월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뒤 2011년 10월 한 달을 제외하면 지난달까지 총 27개월간 조선소 수주잔량 2위를 기록해 왔다.
불황속에서도 다량의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택적 수주 전략에 집중한 것이 수주 상승의 배경이었다. 이를 통해 하지만 올 들어 거액의 대형선박 수주전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연이어 패배하는 등 주춤하면서 수주잔량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눈에 띄었다. 그나마 8월 수주량은 600만CGT가 무너졌던 전달에 비해 소폭 상승해 대우조선해양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것이 다행스러운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은 물론 STX조선해양에게까지 밀리며 4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7월 3위로 복귀한 뒤 한달여 만에 다시 2위로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단일 조선소 기준에서도 8월말 기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수주잔량은 596만8000CGT로 586만9000CGT를 기록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5500CGT로 집계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추격을 받고 있다. 거제조선소와 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 차이는 불과 9만9000CGT로 7월 22만5000CGT보다 더 좁혀졌다. 옥포조선소와의 격차도 7월 72만2000CGT에서 지난달 46만8000CGT로 줄어들었다.
2010년 2월 처음으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1위자리를 내준 뒤 한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까지 밀려 3위까지 떨어졌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근 3년여 만에 1위 탈환을 통해 조선 1위 업체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태다.
특히 올 들어 각종 수주전에서 연이은 성과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위세를 추석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열세를 나타내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현 진행중인 수주협상에서 얼마나 성공률을 높여 현 순위를 방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