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내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복지 분야 투자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복지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14년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내년에는 복지·교육·문화 예산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교육·문화분야에 대해서는 "교육분야는 산학협력 활성화와 학비부담 경감 지원 등에 중점 투자하고, 문화 분야 투자 증가율은 문화융성 기반확충을 위해 총지출보다 높게 설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 내실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그 동안 축적된 SOC,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집중투자 등을 감안해서 SOC 투자 규모를 적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당의 요청을 반영해서 경기활성화를 위해 당초 계획보다 구조조정 규모는 축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예산편성 전체 기조에 대해서는 "정부는 내년도 예산이 경기회복 추세를 뒷받침하면서도 건전재정기조 유지하도록 적정 수준의 재정 총량을 설정할 계획"이라며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일자리창출, 투자활성화, 수출증진 창업촉진 등에 대한 투자를 최대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과제는 '공약가계부'의 큰 틀은 유지하되 재정여건, 사업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공무원 여비, 행사추진비, 고위직 보수동결 등 공공 부문부터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은 또 내년부터 사병 월급을 올해보다 15%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방안이 국회 예산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사병월급은 올해 11만7000원에서 내년 13만4500원으로 인상된다.
농림 부문에 대해서는 농업재해보험료 지원을 2090억원에서 2821억원으로 늘리고, 농지연금 상환 이자율을 4%에서 3%로 낮추는 등 내년도 예산안에서 농어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중견 기업의 수출경쟁력강화 지원을 위한 예산도 828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확충하고 해외전시회, 상품디자인, 법률 컨설팅 및 수출인큐베이터 설치 지원 등도 확대한다.
소상공인에 대한 저리 융자 지원도 7500억원에서 9150억원 규모로 확충된다. 또 전통시장 지원확대와 관련해 전기·가스·소방 안전점검 지원대상, 온누리상품권 발행액 등 지원이 늘어난다.
이 밖에도 일자리 창출과 관련, 선진국형 일·학습 병행시스템 도입 및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비롯해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정년연장지원금 등 계층별 맞춤형 취업지원사업 예산도 확대된다. 또 국공립어린이집, 취약계층 에너지지원, 농수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비축사업, 노인일자리 등 서민생활 안정 관련 사업에 대한 지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더불어 새누리당 정책위가 민생현장 방문을 통해 수렴한 시간제 일자리 인건비 지원, 공용도매시장시설 현대화, 대학 창업·창작 활성화를 위한 청년아카데미 사업 예산,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 등도 예산 편성 방향에 반영됐다.
이날 당정협의에 참여한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중복·불요불금 예산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것을 정부 측에 요구했다"며 "단 획일적 검증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의 입장에서 세심히 살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의 요구 등을 반영해 오는 26일 새해 예산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