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47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경제학자 66%가 연준이 이달부터 자산매입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매달 85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이는 연준이 매입자산을 750억 달러로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프리퀸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과 경제성장 지표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이달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실시할 것"이라며 "다만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지만 다른 경기지표들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에 참가한 경제학자 47명 가운데 10명만이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취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출구전략을 결정하는 데 주요 기준은 경제지표다. 특히 고용시장의 상황은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변수다. 지난달 신규고용자 수는 16만9000명에 그쳤다. 양적완화를 실시한 이후 평균 매달 18만명의 신규고용이 이뤄졌다. 양적완화를 실시하기 전 6개월간 매달 13만명이 고용됐었다. 실업률은 양적완화 전 8.1%에서 7.3%로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 6월까진 평균 매달 고용자 수는 18만8000명에 달하고 실업률은 6.9%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제조업과 주택 건설 등 경기지표는 성장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가 활기차게 불타오르진 않겠지만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미국이 경기침체로 들어설 가능성은 12%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 대부분은 오는 2014년 2분기에 연준이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실업률이 7% 이하로 떨어지면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내년 2분기엔 실업률이 7%를 밑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번주 연준의 결정에 가장 노심초사하는 곳은 신흥국들이다. 이미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주식·환율시장에 큰 타격을 받은 신흥국들은 이번 결정에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일부 국가는 이번 회의에 대비해 자체 통화정책회의를 변경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1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7.25%로 상향 조정했다. 올 6월 이후 금리인상은 네 번째다. 이처럼 금리를 올린 이유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인도 역시 통화정책회의를 연기했다. 연준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통화정책을 움직이겠다는 계산에서다. 그나마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개선되면서 신흥국의 위기를 막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신흥국을 위해 출구전략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