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터키를 확보하라"

2013-09-15 15:34
  • 글자크기 설정

현대차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등 투자 활발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현대차그룹의 대 터키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주력 계열사들이 현지에 신규 공장을 세우는 것은 물론 기존 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유럽 전초기지로서 터키로 향한 현대차그룹 전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터키는 차세대 성장국가 11개국을 지칭하는 NEXT-11, 비스타(VISTA) 등 골드만삭스, 일본 브릭스경제연구소 등의 주요 기관이 꼽은 유망 신흥국에 모두 포함되는 등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특히나 터키는 성장 잠재력도 크지만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3개 대륙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인구 약 8000만명의 풍부한 내수시장과 35세 이하 계층이 전체 인구의 63%를 차지하는 젊은 노동인구가 매력적이다. 노동 비용절감면에서도 생산라인 종업원을 비롯해 제품개발 엔지니어(자동차부품의 경우)가 약1500~3100터키리라(한화 약 80~166만원)가 평균 월급여일 정도로 국내와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숙련된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

이렇다보니 현대차그룹의 터키를 향한 구애는 눈에 띌 정도다. 터키는 현대차그룹에서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글로벌 투자 지역으로 뜨고 있다. 그동안 터키는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해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의 유럽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터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는 바로 현대차그룹만의 독특한 수직계열화 덕분이다. 현대차가 자동차를 만들면 현대모비스가 부품을 공급하고 부품은 현대위아가 제작하고 부품의 원료는 현대하이스코가 납품하고 물류를 글로비스가 맡는 등 터키에서의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착실히 준비를 마쳤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 5월 터키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10만대에서 20만대수준으로 늘리는 증설작업을 마쳤다. 이는 지난 해 현대차의 글로벌 투자 계획 중 나온 첫 결과물이다. 약 1년간 총 6억900만달러를 투입해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각 라인의 자동화율을 높이고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 생산 규모를 늘렸다.

최근에는 유럽 전략 모델인 i10의 생산라인을 현대차 인도공장(HMI)에서 현대차 터키공장(HAOS)로 이전, 이 달부터 신형 i10을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며 유럽 시장 현지화를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현대모비스가 힘을 보탰다. 이달 초 현대모비스 터키 모듈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 것. 약 3300만 달러(한화 약 366억원)가 투입된 터키 공장은 현대자동차의 유럽전략차종인 i10과 i20에 들어가는 섀시, 운전석, 프론트(FEM) 등 핵심모듈 3가지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차 공장과의 거리는 1.5㎞에 불과해 부품 공급도 원활하다.

현대하이스코는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가 연간 20만대 규모로 생산 라인을 증설함과 동시에 터키에 신규 법인을 세우고 현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대하이스코는 한국에서 냉연강판을 받아 재단한 뒤 공급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중에서 터키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현대로템이다. 현대로템은 터키 철도시장의 70%를 점유할 만큼 확고한 리더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1년 이스탄불 전동차 수출을 시작으로 2003년 터키 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10여년간 약 1000량, 18억 달러 규모의 다양한 철도차량을 공급하며 터키 철도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유럽 및 아프리카 고속철 수주 사업 진행과 전동차 시장 진출에 대비, 터키 현지공장 증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