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케팅과 독일 고집의 융합… “오너 부재 아쉽다”

2013-09-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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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공장의 직원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이 그룹의 마케팅 능력으로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가동률과 판매량을 올리고 신규 수주로 투자 여력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대규모 수주를 성사시켰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로 성장 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공장 설립 이후 100% 풀가동을 하거나 이익을 낸 적이 거의 없던 큐셀이 한화큐셀로 인수된 이후 환골탈태하고 있다.

한화가 인수할 당시 큐셀은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하고 누적 영업적자가 4420만 달러(한화 약 490억원)에 달했다. 현재 한화큐셀은 태양광 불황 속에서도 가동률을 90%까지 회복하고 인수 전 분기당 평균 60MW 수준이던 셀 판매량도 150MW까지 끌어올렸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서 수주 물량을 확대, 내년 말레이시아 공장의 3000만 달러(한화 약 326억원) 규모 증설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의 이 같은 성장에는 그룹의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 류성주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기존 큐셀은 중국의 저가공세에도 품질과 기술만 고집하고 시장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한화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가절감과 수주확대를 이룬 것이 빠른 정상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큐셀의 품질과 한화그룹의 마케팅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화큐셀은 그룹 네트워크를 통한 원자재 구매가격 절감과 생산량 증가 등으로 지난해 10월 대비 올 6월 53%의 원가절감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8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일본 마루베니의 아사다 테루오 회장을 만나 4년간 500MW의 모듈 공급계약을 따낸 것이 큰 힘이 됐다.

김 회장은 2011년 말레이시아 나지브 라자크 총리를 만나 태양광 셀 공장 진출 시 각종 혜택을 약속 받았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공장 인수 당시 20년간 무이자 상환하는 조건으로 현지 정부로부터 차입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역할이 컸던 만큼 빈 자리도 크다. 중국의 구조조정과 일본 등 신흥시장의 성장이 한창인 이때 오너의 부재로 대규모 추가 수주나 신규 투자 적기를 놓칠 것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태양광은 현지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오너가 아니면 정부 고위직을 만나기가 어렵다"며 또한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사례가 보여주듯 당장에 수익성이 낮은 미래사업의 투자는 오너만이 제안할 수 있다. 해외 정부의 지원이 유지되려면 현지 투자도 지속돼야 하는데 연계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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