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에서 퇴출된 48개 업체 가운데 38곳은 증권사 기업분석보고서가 최근 3년 사이 1건도 없었다.
부실 사유로 상장폐지된 기업만 보면 보고서 작성 비율은 더 낮다.
보고서가 발표된 기업 11곳 가운데 합병(케이피케미칼, 한국외환은행, 롯데미도파), 모회사로 편입(전북은행, 태평양제약) 등 부실사유 발생과 관계없이 상장폐지된 경우를 제외하면 48곳 가운데 43곳이 보고서가 없었다.
보고서가 있는 상장폐지사는 에스비엠, 제너시스템즈, 마이스코, 알앤엘바이오, 휴먼텍코리아 등 5곳이다. 이들 기업을 분석한 증권사는 투자의견은 따로 제시하지 않고 기업 개황만 소개,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전무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증권사 리서치센터 인력 부족, 기업보고서 속성, 투자자 성향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인력이 적어 1700개가 넘는 상장사 종목을 모두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보고서를 내는 목적은 투자자에게 ‘주식을 사라’는 의미기 때문에 부실 징후가 보이는 기업에 대해 보고서를 쓸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고서에 부정적인 내용이 실리면 투자자들에게 항의가 오기 때문에 가급적 비판적인 내용을 보고서에 담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부실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단기 매매 성향이 짙고 기술적 분석을 선호해 장기적인 성장관점에서 기본적 분석이 바탕이 된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증권사는 상장주관사로서 신규상장사 보고서를 작성할 때를 제외하고 제도상 작성의무가 없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6년부터 코스닥 상장사 신청을 받아 기업보고서를 발간하는 ‘거래소 리서치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했다가 2011년 중단했다. 상장사 참여가 적고 일부 증권사 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뒤따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