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OK시골> 택리지에서 배우는 살기 좋은 터 잡기

2013-09-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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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은 마음 속에 있는 것이 진짜 명당이다. 내 마음에 드는 땅이 가장 좋다는 얘기다. 마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전원주택지로도 최고다. 이런 땅을 찾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집터 찾기의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 '택리지'다.

조선시대 베스트셀러인 택리지에서 집터를 잡을 때 중요하게 보라고 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이런 기준들은 요즘 전원주택지를 선택할 때도 들어맞는다.

택리지에서 집터를 잡을 때 가장 먼저 보라고 한 것은 지리다. 지리를 볼 때는 수구(水口)를 우선 보고 들판의 형세, 산의 모양, 흙의 빛깔 등을 보라고 했다. 수구가 닫혀 있는 곳이 좋지만 산간 마을처럼 수구만 닫히고 들판이 없으면 좋지 않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재해없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땅이 집터로 최고'로 정리가 된다.

물이 좋은 곳이면 더 좋다. 토질이 사토로 굵고 촘촘하면 물이 맑고 차다고 했다. 진흙이나 찰흙, 검은 자갈로 된 토질보다 훨씬 좋은 토지가 사토다.

둘째로 보아야 할 것으로 생리(生利)를 들었다. 아무리 좋은 지리라 하더라도 먹고 살 것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 일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고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는 터를 잡으란 것이다.

셋째로 든 것은 인심이다.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터를 잡고 살아야 편안하게 살 수 있다 했다. 이웃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마을마다 인심이 다르다. 터를 잡기 전에 충분히 살펴볼 일이다.

넷째는 산수다. 가까운 곳에 산책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산수가 있는 땅이 좋다. 택리지에서 집터를 고를 때 주의 깊게 볼 것으로 든 네 가지 내용은 지금 전원생활 터를 고를 때도 필수 검토사항이다.

하지만 요즘 전원주택지를 고르는 사람들을 보면 이 네 가지 중 산수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많다. 요즘 사람들은 집터를 잡을 때 경관부터 본다. 경관 좋은 곳이 살기도 편할 것이란 착각을 하지만 그게 아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치 좋은 곳을 고집하다보면 살기 편한 터를 놓칠 수 있다.

옛사람들은 햇살이 잘 들고 살기 편한 곳에 살림집을 짓고 살면서 경관이 좋은 곳에는 정자를 지어놓고 날씨 좋은 날을 택해 산책하듯 다녔다. 요즘에 보면 정자 지을 자리에 전원주택을 짓겠다며 땅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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