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공기업의 상당수가 포진해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들의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취업준비생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관이 신규 채용계획이 없거나 지난해보다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8일 공공기관 채용정보시스템 ‘잡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등 8개 에너지공기업의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은 728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채용 인원 2235명의 32%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207명을 뽑은 한수원의 경우 올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를 150명으로 줄였으며 한국중부발전도 97명에서 60명으로 줄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올 상반기에 채용한 청년인턴 98명을 하반기에 100%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한국남동발전 역시 상반기 채용한 인턴 141명 중 13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신입사원 공채 계획이 없다.
사업 다각화에 따른 인원 충원이 필요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등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채용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올 하반기 신규 채용규모가 얼어붙은데 대해 장기화된 공기관장 부재와 경영평가성적 저조를 꼽았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2달넘게 사장 선임이 되고 있지 않아 조직 내부적으로 업무가 뒤숭숭하다”며 “경영평가결과도 좋지 않아 신규채용이 아닌 예산절감과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수원은 지난 6월 원전비리 사건으로 김균섭 전 사장이 면직된 후 현재까지 사장 자리가 공석이다. 서부발전과 남동발전, 한전KPS, 한국원자력연료, 지역난방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대한석탄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도 사장 자리가 비어있거나 공모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경영평가 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석유공사와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은 신규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해외자원개발사업 부진으로 기관평가에서 E등급을 받는 등 예산절감과 함께 인력감축이 뒤따를 것이 예상돼서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공기관을 이끌고 책임을 져야할 기관장들이 공석인 상태에서 공기업 내부적으로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이들 기관장들의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 짓는 것이 고용한파를 극복하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억대 연봉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금융공기업들이 다음달부터 일제히 취업문을 연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모두 다음달 19일 대졸 신입 공채 필기시험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며 아직 채용공고를 내지 않은 예금보험공사와 한국거래소 등도 이날 필기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다만 산업부 산하 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경우 이미 3분기에 한 차례 채용계획을 실시한 바 있어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