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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장도 외국처럼 캐디없이 스스로 라운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국내 골프장업계는 지금 위기다’는 말이 나온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입회금 반환문제가 발등에 불이고, 신설골프장들은 회원권 분양이 잘 안돼 자금난을 겪는 곳이 많다. 또 중과세로 인해 골프장 이용 비용이 높다 보니 내장객 증가는 한계에 다다랐다.
캐디 구인난까지 겹쳐 수도권골프장 대부분이 캐디피로 12만원을 책정했다. 골퍼들로서는 고가의 그린피에다가 캐디피까지 2∼3년이 멀다하고 오르니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일각에서 골프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캐디를 없애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실제 캐디없이 ‘셀프 라운드(노 캐디)제’를 도입한 곳이 있다. 이포, 안성베네스트GC 퍼블릭코스, 스카이밸리CC 등이다.
셀프 라운드는 전동카트에 골프백을 싣는 것까지는 종전과 같다. 다만, 캐디가 없을 뿐이다. 전동카트는 ‘자동 모드’로 설정돼 골퍼들의 진행에 따라 움직인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골퍼들이 리모콘을 작동해 수동으로 움직일 수 있다.
셀프 라운드제의 장점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점이다. 보통 캐디피는 팀당 12만원이므로, 4명이 팀을 이뤄 라운드할 경우 1인당 3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 대신 종전에 캐디가 해야 할 일을 골퍼들 스스로 해야 한다. 전동카트를 작동하고, 볼이 있는 곳까지 클럽을 운반하며, 그린에서 마크한 볼을 닦고 퍼트라인을 보는 일 등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클럽을 여러개 갖고 갔다가 깜빡 잊고 놓고 올 수도 있다. 볼에서 목표지점까지의 거리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벙커 정리와 디보트자국 및 그린 보수 등도 골퍼들 몫이다. 라운드 중 소나기가 오면 비닐덮개로 골프백을 덮는 것도 골퍼들 스스로 해야 한다.
안성베네스트GC(경기 안성) 퍼블릭코스는 올해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주중에는 90%이상의 고객들이 호응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물론 캐디를 원하는 골퍼들에게는 캐디를 배치해주고 있다.
스카이밸리CC(경기 여주)는 지난 7월부터 월 하루이틀을 ‘셀프 데이’로 운영해왔다. 9월은 추석 전날인 18일이 셀프 데이다. 그날 오는 골퍼들은 캐디없이 라운드를 한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셀프 데이에 대한 의견이 달라 이를 확대할지 여부는 좀 두고봐야 할 것같다”고 설명한다.
다소 번거로운 점이 있는데도 골퍼들은 셀프 라운드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A씨는 “구력이 오래된 골퍼들은 셀프 라운드를 하더라도 금세 적응한다”며 “불황기에 골프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만큼 더 많은 골프장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