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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몇 가수들이 맨발로 무대위에 올라 퍼포먼스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사진=선미 2NE1 뮤직비디오 캡쳐] |
155cm의 써니 부터 평균 신장 172cm를 자랑하는 국내 최장신 걸그룹 나인뮤지스까지 모두 킬힐(10cm 이상의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오른다. 안무에 제약이 있고 고통이 따르지만 각선미를 위해 불사한다. 킬힐을 신은 여가수들이 무대에서 넘어지는 아찔한 상황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최근 킬힐을 벗어던지고 ‘포스트 이은미’를 노리는 이들이 있다. 원더걸스 탈퇴 이후 3년 7개월 만에 솔로가수로 컴백한 선미는 맨발로 대중 앞에 섰다. “남자 댄서의 허벅지 위에 올라서는 안무 때문에 하이힐을 벗었다”는 선미는 신곡 ‘24시간이 모자라’에서 세련된 현대 무용을 연상시키는 고난이도 안무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룹 2NE1은 ‘폴링 인 러브’로 활동을 시작하며 모래가 깔린 무대 위에 맨발로 올랐다. 이런 시도는 시청자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고, 2NE1 특유의 ‘센 언니’ 캐릭터는 사라지고 레게의 자유로움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애초 2NE1의 맨발 댄스는 첫 무대만을 위한 것이었는데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수명을 연장했다.
선미와 2NE1이 맨발로 무대에 서는 것은 퍼포먼스의 일부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높은 킬힐을 신고 군무를 추는 트렌드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하이힐을 벗으면 소화해 낼 수 있는 안무 범위가 확장되는데, 특히 선미의 경우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함과 동시에 24시간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있고 싶다는 가사의 전달력을 높였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맨발 퍼포먼스에 대해 “포화 상태에 이른 획일화 된 아이돌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맨발 퍼포먼스의 시작은 나훈아였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한 아이돌들이 과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며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의도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