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로써 다섯달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잠정치 90.9로 전년동월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총지수가 91.4를 기록했던 2011년 4월 이후 27개월만에 최고치다.
전년동기대비 등락률을 살펴봐도 이 지수는 지난 2월 -0.2%에서 3월 2.3%로 오른 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월 6.1%에서 6월 5.4%에 이어 지난달까지 상승폭은 두 달째 둔화하는 모양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 시점인 2010년에 1단위 수출대금으로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올해 7월에는 90.9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교역 조건이 개선된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통관시점의 수출입가격을 기준으로 작성된 시차적용 수출입가격을 살펴보면 수출가격지수는 전년동월과 견줘 0.5% 하락했다. 반면 수입가격지수는 2.0% 떨어졌다.
이현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순상품교역조건 상승폭이 다소 둔화된 것은 6월부터 원유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철광석 등 다른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서 교역조건은 여전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지난달 잠정치 114.3으로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수출물량도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7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과 견줘 2.2% 오른 잠정치 125.7을 기록했다. 석탄·석유제품(-10.3%), 제1차 금속제품(-4.7%) 등이 감소했지만 반도체·전자표시장치(7.7%), 통신·영상·음향기기(27.3%)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출금액지수도 통신·영상·음향기기(21.8%), 반도체·전자표시장치(8.7%)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보다 1.7% 높아졌다.
수입물량지수는 전년동월보다 5.5% 상승한 잠정치 113.5였다. 천연가스(LNG) 등 광산품(-0.7%) 및 정밀기기(-5.4%)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수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수입금액지수 또한 석탄·석유제품(25.6%), 화학제품(1.7%), 일반기계(10.6%), 전기 및 전자기기(7.4%)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3.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