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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국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법정에 서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지난 중급인민법원 웨이보] |
22일 중국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자체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재판 진행과정을 문자 중계하며 보시라이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다롄(大連)시장, 다롄시 당 서기, 랴오닝성 성장, 상무부장으로 재직한 1996∼2006년 다롄국제발전공사 총경리 탕샤오린(唐肖林), 다롄스더(實德)그룹 이사장 쉬밍(徐明)에게 각종 특혜를 주고 2010∼2012년 이들로부터 총 2179만 위안 규모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은 일부 금품은 보시라이가 직접 챙겼고 나머지는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아들 보과과(博瓜瓜)에게 건너갔다고 설명했다. 또 보시라이는 다롄시 당 서기 재직 기간 시 정부의 공사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500만 위안을 아내 구카이라이와 관계가 있는 모 법률회사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이에 따라 보의 총 비리액수 규모는 2679만 위안(약 49억원)으로 앞서 사형유예 판결을 받은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이 챙긴 6460만 위안(약 119억원)보다 낮게 책정됐다. 이는 보시라이의 형량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안이었던 보시라이의 직권 남용 혐의와 관련해 공소장은 “충칭시 당 서기이자 정치국원이던 보시라이는 구카이라이의 살인 사건 및 왕리쥔의 반역 도주 이후 일련의 직권 남용을 저질렀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이번 공소장에서는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가 언급돼 그가 보시라이의 뇌물 수수에 연루돼 있음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만 공소장은 뇌물수수 연루자로 언급된 구카이라이, 탕샤오린, 쉬밍에 대해서는 '별도로 처리'한다고 명시한 반면 보과과의 처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어 그가 이번 보시라이 사건으로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보시라이 재판에서 아내 구카이라이가 아들 보과과의 정치적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 보시라이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오전부터 웨이보 계정을 통해 보시라이의 재판 상황을 약 10분 간격으로 비교적 상세히 문자 중계하고 보시라이가 법정에서 재판받는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보시라이 재판 과정을 상당부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중국 당국이 상당수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보시라이의 범죄혐의 입증이나 처벌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