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지프(Jeep)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군대. 자동차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지프는 일반 명사화 되다시피 '군대 차량' 혹은 사륜구동 차량을 총칭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지프는 태생부터 군대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지프 브랜드의 최초 모델 ‘윌리스 MB’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으로 양산됐다. 1940년 미군은 2차 세계대전 초 독일 4WD의 월등한 기동력이 4 바퀴 구동 차량 덕분임을 파악하고 곧 차량 개발을 입찰에 붙여 정식사양을 공개했다.
2차 대전 당시 4WD 차체와 기민한 기동력으로 그 성능을 인정받게 된 지프는 전쟁 이후에도 군인과 젊은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프란 명칭은 당시 군인들이 새로운 자동차를 다용도란 뜻의 제너럴 퍼포스의 머리 글자인 ‘GP’에서 나왔다는 설과 당시 인기 만화 ‘뽀빠이’에 등장하는 요술 강아지 유진 더 지프의 이름을 따 지프라 부르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전쟁 이후 지프는 곧 승용, 레저용, 농·축산업용 등으로 차량의 용도를 넓혀갔고 이어 윌리스-오버랜드는 군용보다 맵시있게 외관을 다듬은 민수용 지프 CJ-2A 모델을 1945년부터 생산함으로 CJ(Civilian Jeep) 시리즈의 등장을 알렸다. 이후 지프라는 이름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전세계적으로 사륜구동 차량을 총칭하는 보통명사로 각인되었다.
CJ 시리즈의 여러 업그레이드 모델이 등장하는 사이 윌리스-오버랜드는 1953년 카이저에 인수 되었고 1970년 다시 아메리칸 모터 컴퍼니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의 지프는 1987년 크라이슬러 품에 안기며 지금까지 오고 있다.
지프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출시했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패밀리 SUV, 럭셔리 SUV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정통 SUV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1962년 사륜구동 차량 최초로 파워 스티어링 휠과 자동변속장치를 장착한 지프 왜고니어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기념비적인 모델로, 자동차 역사상 럭셔리 사륜구동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이후 1983년 양산된 ‘지프 체로키’는 스포티한 성능과 디자인을 강조하며 전세계적으로 패밀리카 SUV 붐을 일으키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초대 모델 윌리스 MB와 최초 민수용 사륜구동 차량 CJ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지프의 개성적인 디자인과 독보적인 험로 주파능력은 1986년부터는 랭글러로 고스란히 이어져 최강 오프로더의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지프 브랜드는 전자동 사륜구동 주행 시스템 콰드라 트랙, 콰드라-드라이브, 노면 상황에 따라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시스템 등 브랜드 고유의 첨단 사륜구동 기술과 전통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사륜구동 성능을 진화시키며, 정통 사륜구동 SUV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지프는 프리미엄 SUV 클래스의 아이콘 그랜드 체로키, 윌리스 MB의 압도적인 험로 주파능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정통 오프로더의 아이콘 랭글러, 도심형 컴팩트 SUV의 아이콘 컴패스등의 모델을 통해 72년의 헤리티지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