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은 "대부분 위원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이 아직 적절하지 않다는 데 동의했으며 일부 위원은 조만간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일부 위원은 추가 경제지표를 평가한 후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매달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고 기준금리는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FOMC 회의는 9월·10월·12월에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시기를 유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회의에서 매달 850억 달러의 채권 매입을 650억 달러로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가픈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9월에 자산 매입을 축소할 공산이 크다"며 "회의에서 9월에 실행하겠다는 얘기는 없었지만 연내 조정할 기회가 제한된 데다가 기간도 짧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 4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65%가 다음달부터 FOMC가 채권 매입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4차례 연이은 회의에서 양적완화 출구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길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도이체에셋&웰스매니지먼트의 조쉬 페인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시장이 9월에 자산 매입 축소를 실행한다고 전망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연준 위원들은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OMC 위원들이 올해 하반기 미국 경기를 낙관한 점도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평균 신규 고용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4만1000명)보다 증가한 20만명에 달했다. 지난 6월 FOMC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2.3%에서 2.6%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1.7%로 1분기(1.1%)보다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연준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10월부터 실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IHS 글로벌인사이트의 폴 에델스테인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대내외적 악재가 상존한 데다 고용시장의 불확실성도 남아있어 9월부터 시작하긴 무리일 것 같다"고 전했다. 즉 연준이 올해 양적완화를 축소하지만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에 따라 시기는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바클레이즈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축소를 분명히 염두에 두고 있지만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