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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사>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집트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800명에 달하면서 경제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무슬림형제단 및 이들 지지세력과 화해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면서 충돌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해외 국가들은 자국민의 이집트 입국을 저지하고 기업들도 연이어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 공식 사망자 수 800명 정부 강경대응
이집트 보안군은 카이로 람세스 광장 인근의 파테 모스크를 17일 기습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385명을 체포했다. 무한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 700여명은 전날 람세스 광장에서 군부 반대 집회를 하다 군경의 진압을 피해 모스크로 들어간 뒤 정문 입구를 막고 군경과 대치했다.
다음날 모스크에 있던 무장세력은 첨탑에 올라 모스크를 포위하고 있던 군경과 반 이슬람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결국 군경은 모스크에 있는 시위대에게 경고탄을 발사해 끌어냈다. 한 목격자는 “군인과 경찰이 모스크 안에 있는 수십 명의 시위대를 붙잡아 수송 차량에 태우고 떠났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한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하루동안 무려 173명이 숨지고 133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무르시 지지기반인 무슬림 형제단의 무함마드 바디에 의장 아들 암마르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계속된 유혈 사태에 따른 공식 사망자 수는 800명을 넘겼다. AFP통신은 지난 6월 26일 이후 이집트에서 최소 104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집트 정부는 무슬림형제단과 지지세력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하젬 엘 베블라위 총리는 무슬림형제단을 해체할 법적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무기를 사용하거나 손에 피를 묻힌 이들과의 화해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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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화사> |
◆ 유혈사태로 공장폐쇄 경제도 피범벅
계속된 유혈상태로 이집트에 진출한 외국기업들도 난항을 겪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연이어 현지 사무실이나 공장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스즈키모터 로열더치셀 BASF 일렉트로룩스 등은 이집트 내 시설을 폐쇄했다. 일렉트로룩스는 “공장 폐쇄가 임직원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조치”라고 전했다.
주요 국가들이 이집트 입국 자제를 권고하면서 이집트의 관광산업도 휘청이고 있다. 독일·스웨덴·이탈리아·벨기에 등은 자국민에게 이집트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영국도 이집트행을 금하라고 발표했다. 한국도 카이로 등 주요 도시에 대해 2단계 여행경보(여행자제)를 내린 상태다. 태국은 이집트에 거주하는 자국민 900여명도 전세기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여행사들도 이번 주말 여행객을 이집트에서 철수시키고 다음달까지 이집트 여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의 여행사 협회인 피아베트는 자국의 올해 이집트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80%가 줄었다고 밝혔다. 영국의 여행사 협회인 ABTA도 카이로와 룩소스 등 주요 여행상품의 예약률이 유혈사태로 대거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집트의 관광산업은 전체 경제의 10%를 차지한다. 때문에 이번 유혈사태가 이집트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샤크 시디키 ETX캐피털 투자전략가는 “올해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던 이집트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며 “현재 13%인 실업률은 올해 말 1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