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배우 이병헌과 이민정이 ‘연예인 무협찬 결혼식’ 트렌드를 굳혔다.
연예계 대표 공식 커플이었던 이병헌·이민정 부부는 지난 1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을 발표한 지 두 달 만의 일이라 준비가 분주했지만 이들 부부는 애초 밝힌 대로 웨딩업체나 여행사 등 결혼 관련 업체의 협찬 없이 결혼식을 진행했다.
보통 스타와 스타가 결혼식을 올리면 웨딩업계는 들썩인다. 신랑의 턱시도와 신부의 드레스뿐 아니라 신발, 한복, 예물, 예식장, 식대비, 신혼여행 등 수십개에 달하는 협찬이 따라 붙으며 그야말로 ‘협찬 전쟁’이 일어나는 것.
이병헌과 이민정도 결혼 발표 직후 협찬 제의가 줄을 이었지만 결혼식의 의미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직접 결혼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무협찬이다 보니 결혼식 기자회견 내 포토월도 협찬사 로고 대신 꽃과 나무 장식으로 꾸며졌다. 대중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웨딩드레스 상표도 3벌 중 한 벌만을 공개하며 “너무 궁금해 하셔서 알리지만 자칫 광고성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드레스 브랜드는 밝힐 계획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1일 결혼식을 올린 배우 한혜진과 축구선수 기성용 부부도 협찬 제의가 쇄도했지만 ‘가족들과 조용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며 웨딩드레스를 제외한 모든 과정을 자비로 해결했다.
다음달 결혼식을 앞둔 가수 이효리·이상순 커플도 무협찬 결혼식을 선언했다. 특히 이효리·이상순 커플은 ‘결혼식’ 조차 올리지 않고 이효리의 제주도 별장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결혼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긴다는 계획이다.
이효리는 최근 미국에서 직접 웨딩드레스를 공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여자 연예인들은 수천만원대의 협찬 드레스를 입지만 이효리는 ‘식 없는 결혼식’인 만큼 명품보다는 합리적 드레스를 골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스타들이 밀려오는 협찬 제의를 제치고 자비로 결혼식을 치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웨딩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미지’를 꼽았다. ‘협찬 밝히는 연예인’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화려한 결혼식을 끝으로 대중 앞에 설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치레보다는 ‘결혼식’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인식의 변화도 한몫했다.
웨딩플래너 이미숙씨는 “최근 협찬과 미디어를 동원한 성대한 결혼식보다는 작더라도 내실 있는 결혼식을 원하는 분위기”라며 “화려한 스타라고 하더라도 결혼식은 가족, 지인들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