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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조직을 튼실히 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꾀한다면 오히려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임영록 신임 회장의 철학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특히 '경제·금융 통'으로 평가받는 임 회장이 KB금융그룹의 새 수장을 맡으면서, KB금융의 위기 대응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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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KB금융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임 회장 취임과 함께 조직 슬림화를 통한 신속 경영 및 효율성 제고, 계열사 독립경영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임 회장이 KB금융 회장에 내정되면서 가장 먼저 강조한 말은 'KB금융의 리딩 뱅크 탈환'이다.
튼튼하고 강한 리딩 뱅크의 지위를 확고히 해 2만5000여명 임직원들의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게 문제다. 결국 위기 극복을 위해 임 회장이 가장 첫 번째 과제로 꼽은 것은 KB금융의 체질 개선이다.
특히 임 회장은 '백 투 더 베이직'을 강조하며, 기본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임 회장이 강조한 '기본'은 조직 효율화 및 소매금융(리테일)을 의미한다.
그는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 여파가 태풍처럼 몰려올 것"이라며 "덩치는 커져 있는데 힘이 없으면 바람에 쓰러질 수 밖에 없으므로, 지금은 덩치를 키울 때가 아니라 힘을 길러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 환경에서 조직 효율화가 생존의 키워드임을 인식하고, 기존에 6명이던 부사장을 3명으로 줄였다. 사장 직제 및 최고전략책임자 직제 역시 폐지해 조직 슬림화를 추진했다.
또 계열사에 대한 금융지주의 사소한 간섭과 통제를 배제하고, 계열사의 자율·책임 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지주사내 시너지추진부를 폐지했다. 이와 함께 지주의 권한을 '업무조정 및 지원'으로 명확히 해 금융그룹 전체의 효율성 제고에 만전을 기했다.
아울러 임 회장은 "KB금융이 가장 잘 하는 분야가 리테일"이라며 "리테일부터 시작해서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다가올 위험에 대비할 수 있고, 그런 경쟁력이 바탕이 됐을 때 리딩뱅크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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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2일 취임식 후 국민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KB금융은 조직 슬림화를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수익 실현을 위해 서비스 및 영업력, 그리고 리스크 관리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고 국내 최대인 3000만명 고객과 1200개 이상의 영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고객 서비스와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장기적으로 경영 성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 축구 등 스포츠에서 빗장 수비가 강팀의 전제조건이 듯 리스크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의 여파가 향후 금융산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선 빗장 수비와 같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게 임 회장의 견해다.
아울러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잘하고 있는 분야에선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대하고, 열세인 분야에선 다방면으로 노력해 건실한 KB금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꾸준히 그리고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해외 현지화 전략은 주요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 동반 비즈니스를 모색하는 등 시간을 갖고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 KB금융의 전략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인적 개편도 빼놓을 수 없다. 임 회장은 "KB금융의 고질적 병폐인 줄서기 문화를 뿌리 뽑아 실력 있는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투명한 인사원칙을 정립할 것"이라며 "비용절감을 위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