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여건 변화에 민감한 외국인이 자금을 다시 빼내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정 장세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8.29포인트(1.48%) 내린 1873.33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7월 29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 144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 매도세는 미국 내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오는 9월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껏 국내 주요 증권사는 미국 및 유럽 경기 회복을 근거로 국내 증시가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 왔다. 외국인이 전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수급 안정에 대한 기대감 또한 적지 않았다.
반면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기대했던 외국인이 되레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낼 공산이 커졌다.
특히 국내 현물시장에 앞서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셀 코리아'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선물 매매 패턴은 지금껏 현물시장을 선행하거나 유사한 방향성을 보여왔다.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급 동향을 보면 외국인뿐 아니라 기관도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계적으로 코스피가 1900선을 밑돌 때는 지수 상승 시 차익실현으로 인한 매물이 나타나 상승세가 더뎌지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외 증시에서 조정이 심화될 것"이라며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주도주인 에너지, 소재, 산업재 상승세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 경기 민감주보다 경기 방어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뚜렷한 글로벌 경기 지표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 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8~9일 7월 무역수지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국내 주식 매매 시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 추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며 "3분기 중국 성장률 둔화가 증시에 반영될 때까지 단기적인 관점으로만 투자에 임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