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역사, 13명만 얻은 영예 역대 대한상의 회장은

2013-07-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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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경제단체로, 내년이면 설립 130주년을 맡는다.

가장 큰 민간단체이니 만큼 그 책임과 역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해당 시기 상공업계의 유력 인사들이 회장을 맡아왔는데, 지금까지 회장 직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불과 13명에 불과하다. 다음달이면 14번째 회장이 선출될 예정이라, 대한상의의 향후 역사는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13명이 영예를 얻었지만 대한상의 설립 초기에는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단명한 인사들이 많았다. 1954년 6월 초대 회장을 지낸 이중재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돼 불과 3개월만 회장직을 유지했다. 경성전기 사장과 합동통신사 감사, 대한탁구 회장을 역임했다.

이 회장의 뒤를 이은 이세현 회장은 초대 회장 임기와 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1930년대 강화읍은 강화산업조합이 발족한 뒤 직물공장이 다수 들어섰는데, 이 회장은 당시 이 곳에 터를 잡았던 조양견직 사장을 설립해 운영했다.

3대, 4대, 5대 회장을 역임한 송대순 회장은 증권업계 인사로는 유일하게 대한상의 회장을 지냈다. 대신상사 취채역 사장, 대한증권 사장, 한국연합증권금융사장을 역임한 그는 1~4대, 10대, 15~18대, 21대, 25~27대 대한증권업협회 회장을 맡으며 한국 증권시장의 초기 기반을 닦았다.

그러다 보니 대한상의 회장 임기를 꾸준히 맡을 수가 없었다. 그의 임기 중간 중간에 전용순 회장(3대)과 전택보 회장(4대)이 각각 3개월씩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전용순 회장은 신민당 원내총무를 역임한 국회의원 출신이자 금강제약소를 설립했다. 전택부 회장은 천우사 창업주로 대성목재공업, 조선피혁 인수하는 등 일찍부터 국내시장 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196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 합판 수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특히 광복후 대한상의 재건운동, 한국무역협회 창립, 한국경제협의회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한상의가 위상을 드높인 계기는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주(6~8대)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67년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은 동양맥주 사장직을 자신이 키워낸 전문경영인 정수창 사장에 넘기고 공직에 몰두해 1973년 타계할 때까지 우리 경제의 산업화를 위해 기업인들을 결집시키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헌신했다.

박 회장의 뒤를 이은 김성곤 회장(8대)은 당시 재계를 대표하는 쌍용양회 회장으로서 대한상의가 경제단체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데 기여했다.
이어 9대 회장을 지낸 태완선 회장은 상공부 장관을 역임한 정치인으로써 포항종합제철 사장, 대한중석광업 회장 등을 지냈다.

10대 회장을 지낸 김영선 회장은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해 진도군수, 재무부 장관, 국토통일원 장관 등 공직을 지냈으며 민의원으로도 활동했다. 대한상의 회장은 대한재보험(현 코리안리) 회장 자격으로 선출됐다.

정수창 회장은 국내 최초의 전문 경영인 출신 최고경영자(CEO)으로 대한상의 회장까지 역임했다. 10~12대 회장 재임 기간 동안 박 회장과 마찬가지로 아시아태평양 상공회의소 연합회장을 지냈으며 이후 아태상의 연합회 명예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1988년 13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상하 삼영사 회장은 김성곤 회장 이후 13년여 만에 오른 오너 일가 출신이다. 삼양사 창업주인 김연수 명예회장의 5남인 그는 2000년 16대까지 부임하는 동안 88올림픽 특수, 내수 불황, IMF 외환위기 등 국가 경제의 급작스런 흥망 속에서 대한상의를 지켜낸 인물로 평가 받는다.

2000년 17대 회장에 오른 뒤 18대 회장을 역임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정부의 기업 정책에 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했으며, 현재의 대한상의 회관을 새로 신축하는 등의 업적을 올렸다.

이어 자리에 오른 손경식 회장은 18~21대까지의 임기를 거치면서 2000년대 중반 회비수입 위주의 재정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한상의를 정상화시키는 한편, 갈수록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는 경제단체에 대한 무용론을 없애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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