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병에 마오타이·우량예 담아"…시진핑 정풍운동에 '몰래 접대' 진풍경

2013-07-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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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식당 인수해 내부장식을 호화판 꾸미기도"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지난해 연말 정풍운동을 시작한 이후 중국 공무원들의 눈에 보이는 비용지출이나 접대는 대폭 줄었지만, 반대로 눈에 안보이는 곳에서의 호화접대와 고급파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제일재경일보가 25일 전했다.

매체는 우선 눈에보이는 곳에서의 성과는 뚜렷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광둥(廣東)성 성정부의 한 조직은 올해 초 이번 여름에 다른 성(省)으로의 단체여행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계획은 성내 여행으로 바뀌었다. 성내여행 역시 1박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일자 시내여행으로 축소됐다. 이마저도 시민들의 눈을 의식해 여행계획은 아예 취소됐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소개다. 또한 간쑤(甘肅)성의 상반기 접대비는 전년대비 40% 줄었다. 광저우의 고급 술도매상의 사장은 "매출이 80%가까지 줄었다"며 "인근 동료들은 이미 주류업계를 떠났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몰래 호화판 접대가 성행하고 있다. 한 지방도시 국토청 관계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비즈니스가 어떻게 성사되겠는가"라며 "사람들 눈을 피해 은밀한 곳에서 접대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접대자리에 올려지는 술은 마오타이, 우량예 등이지만, 술은 표면에 아무것도 쓰여져있지 않은 싸구려 병에 담겨져 나온다.

하이난성의 한 관리 역시 "실적을 생각한다면 접대는 없어서는 안된다"라며 "교외의 작은 가든에서 접대를 진행하며, 이 가든은 고객유치차원에서 최근 휴양시설을 내부에 새로 설치했다"고 전했다.

국영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식당을 운영한다고 한다. 일부 공기업들은 허름한 식당을 인수해 내부장식을 호화판으로 꾸며놓고 자체적인 접대처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곳은 간판도 내걸지 않고 홍보도 하지 않지만, 밤이면 주차장이 호화차로 가득차고, 이어지는 연회로 매일매일 시끌벅적하다고 매체가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4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당 신지도부는 공직기강 확립 및 근검절약 풍조 확산을 위해 '8항 규정'을 제정했다. 8항규정은 각종 행사 때 군중동원 금지, 귀빈 영접용 카펫 사용 금지, 사무실과 회의장의 꽃치장 금지, 지도자 수행인원 제한, 3공경비 사용제한 등이 주요내용이다. 그리고 지난달까지 6개월동안 8항규정을 위반한 공무원 2290명이 처벌받았다. 이중에는 공금 1만5000위안을 들여 연회를 개최한 하이난(海南)성 묘족 자치현의 재정국장 왕췬(王群), 100만 위안(약 1억8000만원)이 넘는 고급차를 타고 다닌 산시(陝西)성 바이허(白河)현 서기 궈더린(郭德林)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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