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영구인하> "지금 집 사면 바보… 거래 올스톱"

2013-07-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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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계·시장 분위기

아주경제 정수영·권경렬 기자= "그래서 취득세를 언제부터 낮춘답니까? 한동안 부동산 거래는 올스톱이겠네요. 국회 통과될 때까지 문닫고 휴가나 가야겠어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K공인 사장)

정부가 취득세율 영구인하 방침에 방점을 찍었지만 주택업계와 시장에서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행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거래절벽 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취득세율을 인하한다는 전제 아래 관계부처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세부내용은 다음달 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심한 데다, 국회 통과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어 불안심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정부가 9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세재개편을 추진한다지만 정치적 현안이 많아 아예 다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취득세 영구인하 방안과 별도로 우선 7~8월 거래분을 포함해 연말까지 취득세 추가감면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말 취득세를 최소 1%까지 낮추는 추가 감면 방안이 종료된 후 주택 거래량은 급격히 줄었다.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의 경우 22일 현재 1054건으로 지난달 9027건의 9분의 1 수준이다.

서울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거래량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에도 국회에서 취득세 추가 완화 방안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자 주택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5만4632건으로 취득세 감면이 이뤄졌던 12월 13만7361건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현장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6월 중순까지 급매물 거래가 이뤄진 뒤 현재는 문의조차 없다"며 "몇달만 기다렸다 집을 사면 돈을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 아낄 수 있는데 왜 굳이 지금 집을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취득세율 영구인하가 시행되더라도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다. 송파구 잠실 하나공인 김혜연 대표는 "정부가 취득세를 내려준다 해도 재산세를 올린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커진다"며 "집값도 안 오르는데 누가 비싼 재산세를 계속 내가며 집을 보유하려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취득세율이 인하되더라도 거래가 늘어나고 세수 보전방안이 제대로 나오면 큰 타격은 없겠지만 어설픈 대책이 나오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올해보다 4·1 대책이 끝나는 내년이 더 문제"라며 "취득세 요율이 수요자들 생각만큼 내리지 않거나 법 개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시장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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