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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다양한 시간대와 자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목격하거나 취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자리에 오는 CEO들이 누군지만 보이는데, '짬밥'이 쌓이면서 행사의 특성에 맞춰 세세하게 변화하는 CEO의 헤어스타일과 패션, 장신구 등 디테일도 보게 됩니다.
한 발 더 나아가니 요즘은 미처 확인치 못했던 사람들에게 관심이 모아집니다. CEO 옆에 있는, CEO의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CEO와 동고동락해 온 전문 경영인들입니다. 좀처럼 존재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림자처럼 지근거리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랬던 이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CEO들이 지위상·신변상의 위기에 처하며 그를 대신해 흔들리는 기업을 결집시키기 위해서 일합니다. 총수가 구속 기소된 한화그룹을 비롯해 SK그룹, CJ그룹 등은 아예 전문경영인들이 집단경영체제를 구성해 비상경영을 실시 중입니다. 경영체제의 핵심 인사들은 모두 CEO의 최측근들로 꾸려졌습니다.
이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CEO들이 믿고 있고, 믿을 만한 사람이며, 조직원들도 인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속담은 옛말이고, 이제 눈을 감으려는 뉘앙스만 보여도 이미 코가 잘려 있는 세상이 됐는데, 누굴 믿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위기를 겪고 있는 3개 그룹 총수이지만, 그래도 그들은 회사를 자신의 사람들에게 맡겼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있으니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과 기업인들은 고민이 많은가 봅니다. 요즘 "내가 어려울 때 날 도와줄 내 사람은 몇이나 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기업인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