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의 ‘매직 샷’,링크스 코스를 홀렸다

2013-07-22 13:55
  • 글자크기 설정

브리티시오픈 5타 열세 뒤집고 첫 우승…메이저 5승째…양용은 32위·최경주 44위

클라레 저그를 품은 필 미켈슨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누가 “필 미켈슨(미국)의 스타일은 링크스 코스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는가.

미켈슨이 그런 평가를 뒤엎기라도 하듯 브리티시오픈에서 생애 처음 우승했다. 그것도 드라마같은 역전승이었다.

미켈슨은 2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뮤어필드G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5타를 줄인 끝에 4라운드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했다.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한 언더파다. 지난 1991년 이 대회에 처음 나간 그는 스무 번째 출전인 올해 마침내 ‘클라레 저그’(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우승상금은 144만2826달러(약 16억2000만원)다.

미켈슨은 메이저대회에서 5승을 거두며 세베 바예스테로스, 바이런 넬슨 등 거장들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마스터스에서 3승(2004년, 2006년, 2010년), USPGA챔피언십에서 1승(2005년)을 올린 미켈슨은 US오픈에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미PGA투어 통산으로는 42승째다.

첫날 9위, 둘째날 11위, 셋째날 9위에서 보듯 미켈슨은 우승과 인연이 없는 듯했다. 4라운드 직전까지 선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5타 뒤진데다 타이거 우즈, 헌터 메이헌, 잭 존슨(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그보다 상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최종일 12번홀까지도 1오버파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켈슨은 후반으로 갈수록 독야청청했고 경쟁자들은 뒷걸음질쳤다. 미켈슨은 중압감이 극도에 달한다는 마지막 여섯 홀에서 버디 4개를 잡고 ‘메이저 스타일’로 우승컵을 안았다. 그의 캐디 짐 본스 매케이는 “내가 본 미켈슨의 역대 라운드중 최고였다”고 말했고 미켈슨은 “드디어 해냈다”는 말로 화답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미켈슨의 우승은 극적이었으면서도 예상과 상식을 깬 창의력의 승리였다.

링크스코스는 바람이 많이 불고 퍼어웨이 잔디는 바닥에 딱 달라붙어 있다. 두 요소는 띄우는 샷을 좋아하는 미켈슨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미켈슨은 미국에서 41승을 거뒀지만 유럽에서는 지난주 스코티시오픈에서 첫 우승을 할 정도였다.

우승 후 가족과 나란히 선 필 미켈슨

미켈슨은 우선 보수적인 전략을 택했다. 바람과 벙커·러프를 감안해 드라이버샷를 아예 뺀 대신 웨지를 다섯 개나 갖고 나갔다. 스코티시오픈 우승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코치 부치 하먼에게 ‘퍼트 비방’까지 듣고 이 대회에 임했다 적어도 최종일 전반까지는 그랬다. .

미켈슨은 그러나 승부를 좌우하는 최종일 후반엔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하이라이트는 17번홀(파5)과 18번홀(파4)이었다.

공동 선두로 17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오른 그는 3번우드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궜다. 홀까지는 302야드가 남은데다 맞바람이 불었다. 빗나가면 선두에서 내려갈 수도 있었으나 그는 다시 스푼을 잡고 그린을 직접 노렸다. 볼은 그린앞에 떨어진 후 굴러 홀옆 7.5m지점에 멈췄다. ‘2퍼트 버디’로 2타차의 승기를 잡은 그는 마지막 홀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핀을 향해 과감하게 어프로치샷을 날렸고 볼은 홀뒤 3m지점에 섰다. 버디 퍼트가 홀로 떨어지자 그는 우승을 확신한듯 두 팔을 들어 환호하는 갤러리들에게 답례했다. 미켈슨은 “그동안 링크스 코스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샷을 날렸다”며 좋아했다.

나흘합계 언더파를 낸 선수는 미켈슨이 유일한 가운데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합계 이븐파 284타로 2위를 차지했다.

3라운드 단독선두로 21년만의 잉글랜드 챔피언 탄생의 기대를 모았던 웨스트우드는 마지막날 4타를 잃고 스콧, 이안 폴터(잉
글랜드)와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스콧은 13번홀(파4)부터 4개홀 연속 보기를 쏟아내며 지난해에 이어 또한번 우승 일보전에서 무너졌다. 우즈는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양용은(KB금융그룹)은 공동 32위, 최경주(SK텔레콤)는 공동 44위, 김경태(신한금융그룹)는 공동 73위로 대회를 마쳤다.

  <주요선수 최종 성적>
                                                   ※파:71
-----------------------------------------------
순위     선수                     성적(1∼4R)
-----------------------------------------------
1  필 미켈슨             -3     281(69·74·72·66)
2  헨릭 스텐손             이븐   284(70·70·74·70)
3  이안 폴터                  +1     285(72·71·75·67)
“  애덤 스콧                    ”            “(71·72·70·72)
”  리 웨스트우드            “            ”(72·68·70·75)
6  마쓰야마 히데키        +2     286(71·73·72·70)
“   잭 존슨                       ”            “(66·75·73·72)
”   타이거 우즈               “            ”(69·71·72·74)
9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3    287(69·74·72·72)
“   헌터 메이헌                  ”         “(72·72·68·75)
11  브랜트 스네데커       +4    288(68·79·69·72)
26  어니 엘스                 +8    292(74·74·70·74)
32  양용은                      +9    293(78·70·73·72)
44  최경주                     +10   294(76·74·71·73)
73  김경태                     +15   299(73·76·77·73)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