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올 상반기에 항공기에 탑승 후 하기한 ‘자발적 하기’ 사례가 52건으로, 지난 한 해 동안 84건의 자발적 하기 사례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전년 대비 약 24%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만약 승객이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리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할 경우 공항과 항공사는 보안 검색을 위해 다른 탑승객들까지 하기를 시켜야 한다”며 “만약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 하기를 요청하는 승객이 발생하면 탑승객 모두 각자의 소지품 및 휴대 수하물을 들고 내려야 하며, 공항 보안관계기관 직원과 승무원들이 하기를 요청한 승객의 좌석 근처를 중심으로 위험물이 있는지를 검색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 승객들의 재 탑승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우 국제선은 2시간, 국내선은 1시간 이상 지연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다른 승객들이 목적지에 늦게 도착해 일정에 문제가 생기는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아울러 항공사도 재 운항을 위한 추가 급유, 승객들과 수하물의 재 탑재로 인한 지상조업 비용 및 인건비 등 운항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대형 기종의 항공기가 출발 후 다시 탑승구로 되돌아 오는 경우 손실액은 수백 만원에 달한다고 대한항공 측은 덧붙였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자발적 하기의 이유를 살펴보면 본인의 건강 악화, 가족의 변고와 같은 급박한 이유가 아니라 개인적인 사유가 37%로, ‘남자 친구와 통화하다 싸워서 지금 만나러 가야 한다’, ‘다른 항공편에 일행이 있으니 그 항공편으로 갈아타겠다’, ‘탑승하기 전에 놓고 온 소지품을 찾아야 한다’ 등 개인적인 이유가 많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의 자발적 하기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으나, 항공사가 승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요청을 들어주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승객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무책임하게 하기를 요청하는 사례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