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화순군(군수 홍이식)에 따르면 지난해년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훼손된 고인돌유적지 내 감태바위 고인돌군(춘-C-23호, 24호)에 대해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 재단법인 동북아지석묘연구소(소장 이영문)에 의뢰해 발굴조사와 복원사업을 진행하던 중 23호 덮개돌 밑에서 길이 133㎝, 너비 46㎝, 깊이 40cm의 무덤방이 확인됐다.
무덤방은 납작한 돌을 세워 축조하였는데, 남쪽이 넓고 북쪽이 좁은 형태로 이른바 ‘두광족협’(頭廣足狹)의 전형적인 무덤방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무덤방 안에서는 간돌검으로 완전한 형태를 띤 ‘유경식석검’(有莖式石劍))이 한쪽 단벽 부근에서 검의 끝이 위로 향한 채 출토됐다.
간돌검의 길이는 12.5㎝이며, 검몸의 길이는 10.5㎝ 안팎으로 손잡이와 연결되는 부분 양쪽에 홈이 파여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형태의 간돌검은 손잡이를 만들어 부착해야 사용할 수 있는 검이라고 설명했다.
간돌검은 영산강유역 고인돌 무덤방에서 출토된 대표적인 부장유물로 지금까지 10여 점이 확인됐으며, 화순고인돌유적지에서 출토되기는 사상 처음이다.
화순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과 강화지역 고인돌에서는 간돌검이 발견된 전례가 없다.
화순고인돌에서 완형의 간돌검이 부장유물로 출토됐다는 것은 이곳의 고인돌이 당시 무덤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는 것으로 가치가 크다.
이와 함께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완전한 탁자식 고인돌도 복원됐다.
24호 고인돌은 발견 당시부터 원래 한쪽 벽석이 무너져 기울어진 상태였으나 한쪽 장벽과 단벽이 축조 당시의 모습대로 무덤방(석실)이 드러나 있는 상태였으며, 태풍의 영향으로 소나무가 넘어지면서 덮개돌이 이동되고 무덤방도 크게 훼손됐다.
이번 복원과정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고인돌의 크기는 길이 450㎝, 너비 310㎝, 두께 70㎝, 무게 15t으로 대형급에 속하며, 덮개돌 밑에는 양쪽 장벽석인 대형판석 2매와 단벽석 1매가 고인 탁자식 고인돌이다.
또 이번에 복원된 길이 140㎝, 너비 50㎝, 높이 40㎝의 무덤방(石室) 위에 올려 진 덮개돌은 무덤방 밖으로 1∼1.7m 정도의 처마를 형성한 웅장한 모습이다.
이 같은 형태의 고인돌은 처마가 발달된 대형 탁자식 고인돌의 축소판으로 강원도 철원군 토성리에서 발견된 탁자식 고인돌과 매우 흡사하다.
복원사업을 맡았던 동북아지석묘연구소 관계자는 “무덤방의 넓이에 비해 덮개돌 넓이가 5배 이상 큰 작은 무덤방으로 넓은 덮개돌을 받치면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선사시대 고인돌 축조기술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면서 “바둑판식 고인돌과 함께 화순고인돌유적을 대표하는 탁자식고인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인돌은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 선사문명을 유추하는 귀중한 단서가 되며, 한반도에서 발견된 고인돌의 숫자는 전 세계 고인돌의 40%에 해당한다.
더욱이 수백 t 이상의 덮개돌과 많게는 100여 기의 고인돌이 군집해 있는 양상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