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각종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16일 낮 12시께 여수시 월내동 여수국가산단 내 LG화학 VCM공장 운송 관로에서 가성소다액 250ℓ가량이 누출,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었다.
이날 사고는 수출선에 싣기 위해 공장에서 원료부두 간 1.5㎞ 길이의 관로를 통해 가성소다액을 운송하던 중 관로가 파손, 누설됐다.
사고가 나자 관계기관은 월내천에 차단펜스를 설치하고 오염된 부분에 대해 중화작업을 벌이는 한편, 운송관로 복구 작업을 실시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소금물을 분해해서 만들어지는 가성소다액은 PH 12 정도의 강알칼리성 용액으로, 맹독성 물질은 아니지만 민물 생태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에는 여수시 신월동 한화 화약 제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장에 있던 작업자 1명이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지난 5월 22일에는 여천NCC공장 외곽 도로변 배관에서 부탄가스의 일종인 C4가스가 대기로 그대로 새어나갔다. 당시 사고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는 없었지만 불씨 등 인화성 물질이 있었더라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4일엔 여수산단 대림산업 고밀도폴리에틸렌 공장에서 안전대책 소홀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여수국가산단은 220여개 기업이 가동 중인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살인가스로 불리는 포스겐 가스를 비롯해 불산, 염화수소 등 650여 종의 유독 화학물질 2700만t이 연간 취급된다.
지난해에만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만 3차례의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6월 19일에는 금호미쓰이화학 여수공장에서 포스겐가스가 유출돼 80여명의 작업자가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같은 달 7일에는 한국실리콘의 트리클로로실란(TCS)독성혼합가스 누출사고로 42명이 중독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누출사고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은 불안에 떠는 것은 물론 ‘사고도시’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 인근 묘도동에 사는 이모(46)씨는 "여수산단은 시설 노후화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라며 "최근 잇따른 사고로 주민불안이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관계기관도 사고가 터질 때마다 땜질 행정에 그치지 말고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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