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 발언’ 등으로 날선 공방이 오간 정치권과는 당분간 거리를 두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인 서울 강서구를 찾아 정부 관계자로부터 침수 방지대책을 보고받은 뒤 개별 가구를 돌아보며 양수기와 방수판을 실제 시연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 사는 김모 할머니의 집을 방문, 침수피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면서 정부의 철저한 침수피해 대책을 약속하며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애초 이날 오후 외부 일정이 없었지만 주말 사이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자 복구 점검과 풍수해 대비 차원에서 현장 방문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조속한 복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장기간 비가 내려 산사태나 축대, 둑 등의 붕괴 우려가 있는 만큼 수시 점검과 보완 등 각별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작심한 듯 정치권을 향해 처음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우리에게 국민통합과 화합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며 그 위에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 상생하고 품격높은 정치시대를 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홍익표 민주당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과 이해찬 상임고문의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 등 야당 인사들의 잇단 막말 정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정통성 시비’ 발언을 더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우리 사회 각분야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이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켰는데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말은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나라의) 국격”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아시아나기 사고와 관련한 종편 앵커의 ‘실언을 염두에 둔듯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구절”이라며 “최근 말 한마디로 중국 국민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 일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문화가 하나가 되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때에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정중한 배려심을 가져야 하겠다”며 “그것이 바로 국격과 직결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