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순신대교가 교량 상판 포장 불량으로 누더기 도로가 됐다. |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건설한 전남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가 개통 5개월만에 하자보수에 들어가는 등 누더기가 됐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순신대교 상행선 80여m 구간 아스팔트가 지난달부터 패이거나 균열이 발생해 지난 9일 패인 구간 아스팔트를 뜯어내고 응급포장을 했다.
대림산업이 시공한 이순신대교는 주탑 간의 거리가 1545m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현수교다.
이순신대교는 1조700억원을 들여 지난 2월 개통했으며 상판 포장 공사와 관련해 44억여원이 투입됐다.
특히 이순신대교에 깔려있는 포장은 일반 도로 아스팔트가 아닌 교량 상판 무게와 평탄성을 높이기 위해 ‘에폭시아스팔트 공법’으로 시공됐다.
이는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된 공법이다. 다른 교량의 포장 두께가 8cm인데 반해 이순신대교는 5cm로 교량 하중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교각과 교각 사이의 거리인 경간장을 증대시켰다.
대림산업은 이 공법을 통해 교량의 중량을 8250t에서 5165t으로 줄이고, 경간장 역시 1000m에서 1545m로 늘렸다.
전남도는 이번 응급복구와 함께 시공사, 감리단, 외부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원인분석에 착수했다.
전남도는 일단 지난해 여수엑스포 기간 임시 개통을 위해 우선 2.5cm를 포장하고, 5개월 간 임시개통 한 후 나머지 2.5cm를 덧씌우는 식으로 포장하면서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에폭시 아스팔트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데 지난해 4월 아스팔트 시공 당시 강우일수가 많았던 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면서 "국내 첫 도입된 포장방법이라 원인규명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완벽한 대책을 마련, 보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순신대교에는 하루 1만8000여대에 이르는 대형 화물차량이 운행하고 있다. 교량 곳곳에는 대형차 운행에 따른 아스팔트 굴곡이 있는 만큼 전남도는 오는 10월 유지관리사무소가 준공되면 첨단 계측장비 등을 설치해 과적 과속 단속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자원인 분석은 2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교량 전 구간의 포장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균열이 발생한 곳이 많아 전면 재시공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