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의 좡칭훙(庄慶鴻) 기자는 9일자 신문에 게재한 숨진 여고생 예멍위안과 왕린자 추모글에서 "만약 그들이 살아서 저장성 당조직부 부장이 그들을 아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왕린자는 깜짝 놀라 두 눈을 번쩍 뜨고 빙그레 웃을 것이며, 예멍위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기뻐서 펄쩍펄쩍 뛸 것"이라고 썼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중문판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전역에서 여고생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에 아첨하는 내용이 보도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즉각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낯 뜨겁다", "(당을 향한) 아부가 극에 달했다"며 한국 채널A 앵커 발언 관련보도 때보다 더욱 극렬한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상하이푸단대 언론학과 루예(陸曄) 교수는 신랑(新浪) 웨이보(微博)를 통해 "이는 기본적인 언론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기본 도리의 문제"라고 해당 보도를 비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청년보는 9일 오후 인터넷판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신랑 웨이보를 통해 "해당 보도는 분명 적절치 못했으며, 이미 인터넷판에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한 어떠한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좡칭훙 기자도 웨이보를 통해 "여고생 희생자 두명을 추모하는 글"이라며 "만약이라는 가정을 달았다. 이들이 정말로 살아서 사실을 알았을 경우 기쁘지 않겠느냐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되레 끓는 물에 기름을 붓는 격이 돼 누리꾼들의 더 큰 분노를 샀다.
중국에서 이같은 당국을 향한 아부성 보도는 줄곧 논란이 됐다. 지난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발생 후에도 왕자오산(王兆山) 산둥성 작가협회 회장이 언론을 통해 발표한 시에서 공산당의 사랑이 있으니 죽어도 괜찮다는 뜻으로 "귀신이 돼도 행복해"라고 썼다. 당시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에 아부하다 못해 생명의 존엄까지 망각했다며 왕 회장에게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