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은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이번 정상회담을 이같이 평가했다. ‘심신지려’는 박 대통령의 방중 슬로건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신뢰와 소통을 강화해 향후 20년의 한·중 협력관계를 새로 여는 계기를 충분히 만들었다”며 “한·미 정상회담 못지않게 이번 한·중 정상회담도 우리 국격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言
이 회장은 “자국의 문명에 대한 자부심이 뛰어난 중국인들에게 중국어와 중국 고문으로 어필한 점은 외교적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칭화대(淸華大)에서의 연설에 대해 “중국어 발음도 수준급이었지만 내용이 특히 좋았다”며 “'한국에는 물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고, 중국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 서해에서 만나 큰 바다를 이루듯 한·중의 꿈이 만나서 바다를 이뤄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냐’는 연설은 중국 학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최근 중국의 화두인 ‘중궈멍(中國夢·중국의 꿈)’을 인용, ‘한국과 중국의 꿈’을 강조해 중국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友
이번 정상회담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중국 측의 파격적인 예우였다.
이 회장은 박 대통령이 중국 국가 서열 1~3위를 모두 만난 것과 오찬 회동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6월 27~30일) 중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국가 서열 1~3위를 모두 만났다.
이 회장은 “공식적 일정 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시 주석 내외와 오찬회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사적인 행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양 정상 간 우정과 신뢰를 쌓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色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중국어 실력과 더불어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만찬이 열렸던 인민대회당의 ‘금색대청(金色大廳)’이었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이곳에 대해 이 회장은 한동안 “너무 아름다웠다.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였다”며 연거푸 놀라움을 전했다.
중국 인민대회당 내에는 중국의 31개성(省)을 대표하는 방이 있다. 그러나 ‘금색대청’은 그 방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으로 최고의 VIP를 모시는 방이다.
이 회장은 “과거 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짱청(西藏-티베트·廳)에서 만찬을 하기도 했고 산동청(山東廳) 등 인민대회당 내의 좋다는 방을 다 가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인 금색대청은 정말 너무 아름다워 말로 형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입은 금색 한복 역시 조화롭게 어울려 분위기는 배가됐다”고 덧붙였다.
◆新
이 회장은 이번 만찬을 통해 중국의 ‘시진핑 개혁정신’을 언급하며 변화하는 중국을 말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 중 여럿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부분이 바로 금색대청의 원탁에 올려진 음식이었다.
이 회장은 “과거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다”며 “간소한 메뉴에서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시 주석의 개혁의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 나온 요리는 모두 8가지다. 썬 야채 위에 새우를 얹은 간단한 냉채를 시작으로 △얇게 썬 햄이 든 흰 목이버섯 탕 △특급 스테이크 △오색 야채 △우럭고기 데침 서너 점 △파파야 조각을 넣어 간 배 수프 △뎬신(點心) 3개 △과일이었다. 술은 장위(張裕) 레드와인 1992년산, 장위 화이트와인 2008년산이 제공됐다. 중국의 사치품으로 늘 상에 오르던 마오타이 등 고가의 백주는 없었다.
이런 간소화된 만찬은 중국 공산당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적극 추진 중인 사치와 낭비 풍조, 허례허식 척결을 위한 ‘8개항 규정’에 따른 조치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음식의 숫자로 보면 예전의 반으로 줄였지만 정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했고, 국비로 쓰여지는 그 절약된 음식값은 1년의 국방예산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心
이 회장은 무엇보다도 이번 방중 성과에 대해 박 대통령의 오랜 중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평소 중국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고전도 꽤 읽었다는 점이 유독 이번에 적절히 잘 활용됐다”며 “그런 점이 여러 부분에서 드러났고, 그래서 중국 내 인기를 얻게 한 자산이 된 게 아니었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