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법인 설비투자 반토막 '뚝'

2013-07-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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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상장법인 설비투자가 상반기 반토막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사가 설비투자를 230% 가까이 늘린 반면 대형주가 포진된 코스피사는 60% 이상 줄인 데 따른 것이다. 내수 침체가 깊어지면서 국내 설비투자는 2012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법인 가운데 올해 상반기 새로 시설투자를 결정한 회사 수와 투자액은 각각 46개사, 4조30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조9439억원보다 52%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 상황은 2012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나빠졌다"며 "특히 해외보다는 국내 설비투자가 저조한 상태"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전월 28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봐도 국내기업 설비투자지수는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3월을 제외하고 달마다 10%를 넘어서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상장사 설비투자를 시장별로 보면 코스닥은 상반기 8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48% 증가했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8조6787억원에서 3조4394억원으로 60% 이상 감소했다.

신규 설비투자에 나선 코스닥사는 절반 가량이 통신장비와 IT부품, 반도체를 비롯한 스마트폰 관련 종목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스마트폰 사업 호조로 관련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이녹스가 최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자기자본 대비 52.54%에 달하는 400억원을 투자했다. 켐트로닉스 또한 자기자본 51.55%에 달하는 321억원을 투입했다. 상보와 엠씨넥스, 크루셜엠스, 아트라스BX, 이엘케이, 옵트론텍도 자기자본 대비 10~20%에 이르는 투자에 나섰다.

다만 일부 경기선행지표가 살아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점으로 꼽힌다.

유신익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선행지표인 제조업 부문 기계수주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 부문이 선행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비투자 감소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임기 초마다 설비투자가 늘었던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하반기부터 설비투자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연구원은 "옛 추이를 보면 설비투자는 정권이 바뀐 해에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세를 보였다"며 "기업 이익 역시 이와 유사하게 동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없지 않다"며 "투자 진행 상황이나 애초 계획을 뒤바꾸는 재공시 내역을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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