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 각국에 그의 망명을 허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어 스노든의 망명은 국제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스노든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종착지는 에콰도르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비밀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폭로한 후 지금까지 홍콩에 머물고 있었다.
홍콩 정부는 성명에서 “스노든은 이날(23일) 오전 10시 55분쯤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아에로플로트항공 SU213편을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갔다”며 “스노든은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자발적으로 제3국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는 임시 체포영장을 발부할 것을 요청했었으나 필요한 충분한 서류가 없어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이날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러시아 모스크바 셰례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든을 지원해 온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성명에서 “스노든은 망명을 위해 안전한 루트로 에콰도르로 가고 있다”며 “위키리크스의 법률자문과 외교관들이 그와 동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2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들에게 "스노든이 에콰도르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며 "에콰도르 정부는 이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와 신변 안전에 대한 문제"라며 망명 요청을 수락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스노든은 현재 쿠바 수도인 아바나행 비행키 티켓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일단 쿠바에 도착한 다음 에콰도르로 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다음 아바나행 항공편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2시 5분에 있다.
이에 따라 스노든을 간첩혐의로 기소한 미국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스노든은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 간첩, 절도, 정부재산 무단 개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스노든을 법정에 세워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고 쿠바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과 미국은 적대적인 관계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데상파울루에 따르면 익명의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스노든이 거쳐 가거나 망명할 가능성이 있는 중남미 국가들과 외교적·정치적 채널로 접촉 중”이라며 “중남미 국가들에 스노든이 중대 범죄 행위를 했음을 알리고 신병 확보를 위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에드워드 스노든의 망명 문제가 미국과 중국·러시아 사이의 외교마찰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