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샤오미 돌풍, 레이쥔의 야망

2013-06-23 13:36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 주 중국 인터넷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에 중국 청년들이 열광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TV제품의 스파이샷이었다. 광적인 반응을 자아낸 것은 TV 뒷면에 쓰인 '샤오미(小米)'라는 상표였다. 샤오미가 오는 8월 신제품 TV를 출시하며 TV시장에 뛰어든다는 소문이다. 처녀작이 얼마나 뛰어날까 싶겠지만 업계의 반응은 대륙의 초여름을 달구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도 "샤오미가 TV를 출시하면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라며 "생긴 지 갓 4년된 회사가 세상을 놀래키고 있다"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雷軍)은 1969년생으로 우한대학 전산과를 나온 후 1992년 진산(金山)이라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16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파묻혀 지낸 끝에 2007년 회사를 상장시키는데 성공했고, 2008년 "너무도 지쳐있고 좀 쉬어야겠다"며 회사를 퇴직했다. 휴식은 잠시, 당시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을 본 그는 스마트폰 세계 제패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중국인 기술진들과 손을 잡고 2010년 4월 벤처기업 샤오미과학기술을 설립했다. 이들과 뜻을 함께 한 날, 레이쥔은 동업자들과 좁쌀죽을 먹으며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샤오미(좁쌀이란 뜻)로 지었다. 첫 작품으로 본인들 만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휴대폰을 딱 100대 만들어 인터넷에 판매했다. 이 제품은 마니아들을 매료시켰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


이에 자신을 얻은 레이쥔은 2011년 스마트폰 '샤오미1', 지난해에는 '샤오미2'를 출시했다. 지난해 무려 719만대가 팔려나가며 매출은 126억위안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1500만대 판매에 매출액 300억위안(한화 약 5조5000억원)이다.

레이쥔은 휴대폰의 모바일칩셋은 퀄컴, 배터리는 LG, 디스플레이는 삼성이라는 식으로 부품 사양을 투명하게 밝혀 저가 '짝퉁' 이미지를 불식시켰으며, 자신의 낮은 브랜드를 끌어올렸다. IT 마니아들의 요구사항을 매주 청취해 철저히 제품에 반영시키고 있다. 광고를 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등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아이폰이나 갤럭시에 맞먹는 사양이지만 가격은 1999위안(약 37만원)으로 아이폰의 절반값이다.

샤오미는 매년 대규모 팬미팅을 개최한다. 지난 4월 팬미팅에서 레이쥔은 "내가 애플에 도전한 것은 인터넷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과 함께 제품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에 이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대륙의 샤오미돌풍은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이제 TV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에 무서운 경쟁자가 출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