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상식' 박근혜 스타일, 남북관계 어떤 영향 줄까

2013-06-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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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대응, 남북관계 냉각기 불가피할 듯<br/>자서전에서 "신뢰 쌓지 못하면 만난 횟수나 시간 무의미"

아주경제 주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13일까지 이틀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남북 당국회담의 무산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청와대에서 남북관계의 방향 등에 대해 안보라인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최근 분위기를 굳이 표현한다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담담하다'는 것"이라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담담하고 냉철하게 사안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큰 실망도 큰 기대도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대통령께서는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침착하게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내부 기류는 '더디더라도 원칙을 갖고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냉각기는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정치권 일각에서 쏟아지는 회담 무산 책임에 대한 양비론에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쐐기를 박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이 남북 당국회담 무산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상식에 기반을 둔 정상적 남북관계'라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데는 자신의 2002년 방북에서 체득한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방북 이후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면서 "그것은 바로 진심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발전적인 협상과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의 눈치를 살피거나 정치적 계산에 밀려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만난 횟수나 시간은 무의미하다"면서 "오히려 그런 식의 만남이 많아질수록 양측이 신뢰를 쌓을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국군포로 문제를 비롯해 붕괴 위험 보도로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아간 금강산댐 공동조사,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남북통일축구 개최 등의 문제를 솔직하게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장성택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 등에게 "합의 내용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실제 북한은 이후 남북통일축구를 개최하고 6·25전쟁 행방불명자 확인과 금강산 면회소 설치 등에 합의하며 약속 준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대북기조는 '신뢰'다. 발전적인 남북관계가 되려면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는 남북관계가 오랜만에 돌파구를 마련한 만큼 '격'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을 따져 대화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외교통일위 민주당 간사인 심재권 의원은 "청와대가 참으로 경천동지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신매카시즘이자 신색깔론이 될 수 있다"며 "분명한 것은 북한도 잘못이 있듯, 우리 정부의 대응 자세에도 잘못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양비론'을 거듭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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