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은 여신심의위원회를 열어 쌍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에 동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13일 밝혔다. 전날인 12일 국민은행도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 동의서를 일괄 제출한 바 있다.
쌍용건설 채권단에 따르면 12일까지 워크아웃에 동의한 채권단은 우리은행(지분율 24.22%)과 KB국민은행(7.95%), 수출입은행(2.34%)이다. 여기에 신한은행(11.85%)이 동의하면서 '조건부 동의' 입장이었던 KBD산업은행(15.33%)과 서울보증보험(15.16%)까지 동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잠정적으로 채권단 여신지분의 76.85%가 신규 자금 지원에 동의해 워크아웃 개시에 필요한 채권단 75% 찬성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단의 지원 규모는 1070억원의 출자전환과 4450억원의 신규 자금 공급이다. 지난 2월 26일 결의한 1700억원의 출자전환 이행도 포함된다. 아울러 쌍용건설은 이달 말로 유예된 상장 폐지 위기도 넘길 수 있게 된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14일까지 지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채권단에 워크아웃 부결을 통보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캠코(자산관리공사)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며 워크아웃 개시 동의를 미루던 채권단이 찬성으로 급선회한 것은 금융당국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채권단을 소집해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지원을 주문하고 최수현 금감원장까지 나서서 채권단 합의를 독려하고 나섰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 지연으로 인해 총 5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사업 수주를 놓칠 위기에 처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2억 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C복합 건축 공사와 6억3000만 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M복합 건축 공사의 수주에 실패했다. 최저가격을 써내 수주가 유력했지만 발주처인 싱가포르 국영회사가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지연 및 재무위기를 문제삼아 해외 업체를 최종 낙찰한 것이다.
총 40억 달러 규모의 중동지역 지하철 공사도 수주에 실패할 뻔했다.
쌍용건설은 외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프로젝트에 11억33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의 지분을 갖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하지만 발주처에서 워크아웃이 지연되고 있는 쌍용건설의 재무 상황에 의구심을 갖고 오는 14일까지 최종 재무개선 내역을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미 9200억원 규모의 공사 수주에 실패하긴 했지만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되면 나머지 공사를 수주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4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신규 자금 지원을 받으면 협력업체에 약 2000억원의 밀린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